너의 밥상

by 흰돌

뽀드득

뽀드득

작은 손으로

사과를 빨래해요


휘리릭

휘리릭

새하얀 몸에서

빠알간 뱀이 꿈틀 해요


뿌우우

엄마아빠 김밥은 코끼리고요

찍찍찍

내 김밥은 귀여운 쥐 같아요


빠알간 단풍잎 떨어진

비빔면은

매워서 난 못 먹지요




먹을 수 있는 건 많이 없지만

늘 음식에 관심이 많고

만드는 걸 보고

직접 해보는 것도

좋아하던 너


고사리 손으로 과일을 빨래하고

길게 깎여진 사과 껍질은

뱀이 되었지


뚱뚱한 엄마아빠 김밥은

코끼리가 되고

너처럼 귀엽고 조그마한

김밥은 쥐가 되어 돌아다니지


매운 걸 잘 못 먹어

눈으로 먹는 너에게

비빔면은 가을날 반짝이는

빨간 단풍잎으로 물들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