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아들에게

by 흰돌

적막한 공기를 뚫고

따스한 햇살이 머무는 곳


누렇게 쪼그라진 이파리 위로

눈물처럼 떨어져 버린 꽃잎 위로

해의 부드러운 손길이 일렁인다


하지만

아무리 따뜻한 위로를 불어넣어 봐도

축축한 양식이 발아래 찰랑거려도

낡은 생채기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너도 그랬겠지


하지만

나는 너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굳게 다문 손을 들어

누런 이파리를 뜯어내고

시들어버린 꽃대를 뽑는다


새로 생겨난 생채기는

속으로 조용히 아물어간다


서두를 필요 없다

나는 언제까지고 너를 기다릴 것이니


생속을 채워가는 인내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새로운 줄기를 네 안에서 힘겹게 들어 올린다


마침내,


희망의 꽃대를 꼿꼿이 세워 찬란한 너라는

꽃을 피워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