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 월요일.
나사원이 정문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니 시계는 8시 50분.
복도엔 청소기 소리만 남아 있었다.
그는 곧장 9시 정례 회의실로 향했다.
프로젝터를 켜고, 의자를 맞추고,
물컵과 메모지 몇 장을 조용히 놓았다.
“누가 준비했어요?”
문을 열고 들어온 임대리가 의자를 보며 물었다.
나사원이 살짝 손을 들었다.
“제가 먼저 와서요.”
“좋아. 첫 버튼 잘 끼웠네.”
김상무가 웃었다.
이부장은 회의록 폴더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바로 시작하자.”
그날 오후.
칠판엔 어제 회의 낙서가 가득했다.
나사원이 말없이 지우개를 들고 정리하더니
일정표를 반듯하게 붙였다.
“부장님, 오늘 순서 여기로 맞춰둘게요.”
“응, 고맙다. 이런 게 흐름을 만든다.”
팀은 별말 없이 그 흐름을 탔다.
작지만 필요했던 일들.
바쁠 때 무심코 흘려보내던 일들이
누군가의 손을 타자 길이 뚫렸다.
수요일 저녁, 5시 55분.
“고객사 로그 요청”이라는 메일이 울렸다.
다들 코트를 챙기다 멈칫했다.
박과장이 낮게 말했다.
“오늘 중으로 보내면 좋긴 한데…”
나사원이 바로 대답했다.
“제가 정리해서 보내겠습니다. 과장님 확인만 부탁드려요.”
“괜찮겠어?” 이부장이 물었다.
“네. 10분이면 돼요.”
그는 이미 폴더를 열고 있었다.
7시가 넘어 불이 하나둘 꺼질 때.
나사원은 프린터 옆 컵을 정리하고 전원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거울 속 얼굴은 조금 피곤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김상무가 회의 시작 전에 말했다.
“나사원, 어제 고맙네.
같이 일하기 편하다는 말, 쉽게 안 나와.
그 한마디가 신뢰야.”
이부장이 덧붙였다.
“첫 3~6개월은 첫인상이 굳는 시간이다.
너처럼 조금 일찍 오고, 조금 늦게 가며,
먼저 움직이는 습관이 결국 너의 이름표가 된다.
무리하라는 게 아니라,
매일 10분의 성실을 모으라는 뜻이야.”
그날 오후.
임대리가 웃으며 지나가며 말했다.
“나사원, 내일 회의실도 10분의 마법 부탁해.”
나사원은 대답 대신,
체크리스트에 작은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 넣었다.
팀은 그 동그라미 위로
또 하루를 안전하게 건넜다.
첫 3~6개월은 첫인상이 결정되는 시간입니다.
매일 10분 일찍 출근하고
10분 늦게 퇴근하며
말없이 먼저 움직이세요.
그러면 자연스레 붙는 이름.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
그게 곧 신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