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눅눅했다. 화이트보드엔 큼지막히 ‘고객 시연 D-3’.
나사원, 펜을 쥔 손이 살짝 떨렸다.
김상무가 짧게 말했다.
“이번 주, 일정 빠듯해.”
이부장이 덧붙였다.
“자료 정리, 화면 흐름 점검, 질문 대응… 나눠서 갑시다.”
“네.”
임대리와 박과장이 동시에 답했지만, 톤은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회의 끝 무렵, 나사원이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부장님… 이거, 재미붙여서 하면 안 될까요?
미션 보드 만들어서, 해결할 때마다 스티커 붙이는 식으로요.”
회의실 잠깐 정적.
박과장이 피식 웃었다.
“스티커로 움직이면 얼마나 움직일까?”
김상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봐. 우린 뭐든 빨리 끝내면 된다.”
이부장이 손뼉을 쳤다.
“좋아. 작은 내기 걸자. 오늘 ‘가장 많이 해결한 사람’ 커피 내가 쏜다.”
팀 앞 벽에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
‘질문 리스트 정리’, ‘설명 문장 다듬기’, ‘데모 화면 전환 부드럽게’.
미션 옆엔 사람 이름.
해결하면 작은 모양 스티커 번쩍.
“오, 임대리 두 개째.” 이부장이 말했다.
임대리 웃었다.
“부장님, 나 오늘 커피 후보입니다.”
나사원은 처음엔 조심스레 붙였지만, 셋째 스티커 붙일 땐 어깨가 펴졌다.
박과장이 농담.
“나사원, 표정 좋아졌네.”
나사원: “이거… 이상하게 힘나요.”
김상무가 종이에 빠르게 글씨.
‘오늘의 해결왕’.
테이블 위에 놓이자 모두 킥킥 웃었다.
이부장이 중얼.
“우리, 불 붙었네.”
나사원 힐끗, 눈 반짝.
농담 반, 집중 반.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미션 보드는 스티커로 꽉 찼다.
“좋다!”, “간다!” 소리치며 붙이는 리듬이 팀의 박자가 됐다.
고객 앞, 화면 매끄럽게 흘렀다.
질문 나와도 준비한 답 바로 튀어나왔다.
끝나고 나오자 김상무가 어깨 툭.
“나사원, 네가 분위기 돌렸다.”
나사원 당황해 웃자, 이부장.
“재미 붙이겠다고 먼저 말한 게 불씨였어.
스스로 가슴에 불을 붙이니, 옆 사람 가슴도 덥혀지더라.”
복도로 들어오는 햇살 따뜻했다.
회사,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있을 시간이라면, 불 피워놓고 재미있게 일하라.
그 불, 누군가 작은 한마디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일은 재미 있어야 오래, 잘 간다.
먼저 네 가슴에 불을 붙여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까?”를 스스로 묻고
작은 놀이, 작은 내기, 작은 리듬 만들어라.
너의 열정은 옆 사람에게 번지고, 팀 전체가 달라진다.
회사에서 보내는 긴 시간을 즐겁게 채우는 건 결국 네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