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ner와 Player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서

by 리브로나

회사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하는 일을 덜어내지 않고 그저 일이 더해지다보니 누구는 싫어하던데 나는 좋았다.

다양한 일을 하는 게 좋다.

그리고 행사, 파티는 축하하는 자리고 기분이 좋아서 그런 활동을 할 때는 그냥 내가 마음이 좋다.

아 또, 사람들을 웃게하고 싶고 기쁘게 하고 싶다.

그래서 행사 기획도 잘하고 싶었다.


이미 이 팀에는 여러 번 행사를 기획해본 경험이 많은 사람들 즉,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도움만 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좀 더 깔끔하고 참여가 많은 행사였으면 했던 것 같다.


식을 준비하고 리허설을 해보고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얼른 player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어떤 돌발 상황에도 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대표님이 늦게 들어오시면서 강연 명사가 바로 들어갔다.

사회자는 빠르게 너스레와 함께 소개를 했고 강연자는 우리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숨을 쉬었고 호흡에 집중했다..

'지금, 여기' 마보지기 유정은님이 진짜 여기서 목소리를 내었다.


강의 자료는 PPT로 USB에 담겨 식이 시작되기 20분 전에 받았으며, 안에 자료 확인과 영상 소리가 나오는 지 파악했다. 식 순과 동선을 알려드려야 했다. 기분도 파악해야했다. 근데 나도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안내를 드린 것 같진 않다. 강의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더 친근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조금 오바가 되었지만 강연은 끝이났고 또 대표님이 마이크를 잡았는데 소리가 작았고 또 늦어졌다.

식사가 같이 늦어졌다.

최대한 빨리 하려고 했지만 어려웠다.

메인 디쉬는 나쁘지 않았다.

술이 빨리 돌지 않았다.

담배피는 시간을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또 조금 지체되었다. 20분정도였다.

신규입사자들을 모아 동선을 안내했고 인사를 시켰으며, 리더분들이 잘 이끌어주셨다.

우리 회사에 잘 들어왔다~ 하는 기분이 들었길 바랬다.

그래 하나 하나의 행사에는 기획자의 의도가 숨겨져있다.

그 의도가 모두에게 잘 전달되고 나눠지길 바래야한다.

그러려면 진짜 함께하는 사람들처럼 굴어야했다.


다들 정장을 차려입고 왔고, 무대에 올랐을 때 준비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이 좋은 장소에서 좋은 차림으로 값 진 식사를 했다



아 나는 이렇게 시간적 순서로 글을 쓰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러니까 나는 다시 써보자면

player였을 때는 부족한 점이 더 잘 보였다.

아 왜 저건 저랬을까 아 이건 좀 귀찮다는 둥

결점찾기 흠집찾기가 되었다

누리려고만 생각해서 그런거다.


근데 planner가 되니까 그럴 여유가 없다.

아 이거 하나 이렇게라도 끝내면 좋겠다. 하면서 계획하는 바가 그대로 펼쳐지길 바랬다.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으면 했다.

전전긍긍하며 하나하나 과제를 깨는 마음으로 호흡했다.


근데 내가 player일 때보다 planner일 때 더 호흡이 가파르고 더 재밌다는 거다.

그냥 마낭 웃고 즐기고 흉보고 사람들이랑 networking하는 거는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내 판위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 판이 어땠는지 feedback을 듣고 그 판을 더 키우고 재밌게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다음 번에는 꼭 이 행사를 하지 않겠다라는 말에 나는 한편으론 '내가 하고싶다' 생각했다.

근데 '또 이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다'가 컸던 거 같다...


어쨌든 나름의 짜여진 판을 잘 이끌어주신 분은 사회자분이셨고

여러 활동들을 함께 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너무 재밌었다.

이 행사를 바라보는 데에 아주 큰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2차를 하지 않고 바로 집에 가는 이 길에 내가 이 일을 한 것이 너무 뿌듯한 것만 남았다.

집에서 피부관리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마음 케어를 했다.

내일을 기다렸다.

아 이 고요함 나의 공간

또 planner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고독이 반가운 느낌, 왜냐 나는 뭔가를 해낸 사람이기에 뿌듯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2차를 가지 않는 상황들이 많아지면서 기회비용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느꼈다.

어울리고 싶은 사람만 어울리고 싶은데 그 어울리는 사람이 더 잘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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