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을 위하여

소별왕

by 윤선태

형님, 형님, 쌍둥이 대별왕 형님

저승보다 이승이 좋아 보여

수수께끼에 속임수까지 동원하여

부끄럽게 얻은 나라인데

다스리기가 만만치 않네요


처음엔 두 개씩이던 해와 달로 인해

낮에는 찜질방처럼 덥고

밤에는 시베리아처럼 추워

견딜 수가 없는데, 거기다가

온갖 생명 모두 말을 하니

시끄러워 실망이 컸지요


그나마 형님이 저를 도와

해와 달을 활로 쏘아 하나씩 없애주고

송홧가루 뿌려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생명은 모두 말할 수 없게 만들어 줘

좀 조용해 살 것 같았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승은 갈수록 싸움이 끊이지 않고

남의 재물 빼앗는 것도 모자라

해코지하는 사람까지 사라질 줄 모르니

형님, 형님, 쌍둥이 대별왕 형님

이승은 도대체 왜 이 모양입니까?



<주> 소별왕은 옥황상제의 쌍둥이 둘째 아들이다. 이승과 저승의 지배권을 놓고 형인 대별왕과 겨루었지만, 형만 못하여 속임수를 써서 자신의 의도대로 이승을 다스리게 된 신이다. 이승을 다스린다고는 하지만 사람들 일에 나서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