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르노르망 Dec 11. 2023

최초로 우주에 간 고양이가 있었다.

1화 - 최초의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저는 여러분께 아주 특별한 고양이 한 마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고양이는 바로 1963년, 최초의 우주 비행사로 활약했던 고양이 펠리세트Félicette예요.


정말 고양이가 로켓을 타고 우주를 날았느냐구요? 물론이죠!



펠리세트는 프랑스에서 우주로 보낸 프랑스 고양이였어요. 

프랑스는 문화 예술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밖에 수학과 과학, 공학에 있어서도 선두를 달리던 나라랍니다. 특히 프랑스 작가였던 쥘 베른Jules Verne은 치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 세계를 예언한 공상과학 소설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져 있죠. 과학과 문학을 융합시킴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SF 소설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쥘 베른이 1865년에 출간한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De la terre à la lune』는 1969년 닐 암스트롱Neil Amstrong이 실제로 달에 도착하기 무려 104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예요. 쥘 베른은 이 책 속에서 현대의 우주 과학 기술을 있게 한 유용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내었습니다. 


탄도학을 기반으로 한 탄도 비행, 역추진 로켓의 가능성, 우주선 착륙 시 충격 완화를 위한 해상 착륙과 같은 구체적인 실험을 선보인 것이지요. 게다가 현대의 우주인들이 타고 갈 로켓의 무게와 크기까지도 예상을 했었다니, 어쩌면 그는 소설가로 위장한 과학자가 아니었을까요?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 표지



아, 그런데 왜 갑자기 고양이를 소개한다고 하면서 쥘 베른을 소개하고 있느냐고요? 

바로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소설에도 고양이를 우주에 보내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인간이 직접 달에 가는 위험을 무릅쓰기 전, 이 모험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책 속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은 우선 동물들을 포탄(지금의 로켓)에 태워보기로 합니다.



[이 매력적인 포탄은 나사못으로 고정시킨 덮개를 씌워 완전히 밀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바비케인은 포탄 속에 처음에는 커다란 고양이를 넣었고, 다음에는 매스턴이 애완동물로 애지중지 키우는 다람쥐를 넣었다. 바비케인은 현기증에 시달릴 것 같지 않은 그 작은 동물이 실험 여행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알고 싶었다.


구포에는 화약 90킬로그램을 장전하고 포탄을 구포에 넣었다. 발사!


포탄은 포신에서 튀어나가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면서 약 300미터 상공에 도달한 뒤, 우아한 곡선을 그리면서 하강하여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보트 한 척이 포탄 낙하지점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노련한 잠수부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어 포탄 꼭지에 케이블을 걸었다. 포탄은 순식간에 보트로 끌어올려졌다. 동물들이 포탄 속에 갇혔을 때부터 덮개가 벗겨질 때까지 5분도 지나지 않았다.


(...) 포탄이 열리자마자 고양이가 밖으로 뛰쳐나왔다. 고양이는 털이 약간 헝클어져 있었지만 원기왕성했고, 공중 탐험에서 바로 돌아온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다람쥐가 없었다. 주의 깊게 찾아 보았지만, 다람쥐는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들은 진상에 직면해야 했다. 고양이가 길동무를 깨끗이 먹어치운 것이다. 매스턴은 가엾은 다람쥐를 잃고 몹시 슬퍼했지만, 다람쥐가 과학을 위해 순교한 것을 알고 조금은 위안을 얻었다. 


이 실험을 끝낸 뒤 망설임과 두려움은 말끔히 사라졌다. 게다가 바비케인은 포탄을 더욱 개량하여, 발사될 때의 초기 충격을 거의 완전히 없앨 계획이었다. 이제 남은 일은 떠나는 일 뿐이었다.]

 

                                                                                  -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중에서



쥘 베른은 이 소설 속에서 동물 실험을 통해 우주여행이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하는 기발한 발상을 최초로 선보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인간 이전에 우주로 날아간 우주 비행사 동물들이 탄생할 수 있었겠지요. 그러니 쥘 베른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고양이를 우주에 보내기로 결정한 데에는 과연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아야겠습니다. 


1963년 프랑스의 우주 고양이 프로젝트는 소련과 미국에 뒤이어 우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프랑스의 실험정신과 과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따라서 프랑스의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에 관해 이야기하며 우리는 당시의 우주 개발 계획과 프랑스의 우주 생물학 연구, 그리고 펠리세트의 비행이 이후 우주 동물 연구에 끼친 영향들 또한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펠리세트의 우주 탐험도 올해로 어언 6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소련의 개 라이카Laika와 미국의 침팬지 햄Ham이 우주를 날았던 동물들인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애석하게도 고양이가 우주를 날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죠. 


<르 파리지앵>에 실린 필립 해리스의 삽화



최초의 우주 고양이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부디 올해가 가기 전에 펠리세트의 우주 비행 60주년을 기념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다음 화도 기대해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산책하다 산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