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공유만큼이나 날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후에 있을지 모를 탈퇴의 두려움이다.
물론 필요에 따라 조직되었다가 해체되는 기능적 단톡방의 경우에는 그 짐이 덜어질 테지만, 오래 유지되어 온 친목의 단톡방이라면 선뜻 탈퇴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리와 뉘앙스가 배제된 채 오로지 문자만으로 이루어진 대화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해 어감 그대로 단톡방을 톡! 터뜨리고 나오고 싶단 생각도 들 수 있다.
톡은 톡으로 답한다고, 이런 오해를 음성언어로 전환해 풀고자 하는 방식도 사람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 경우에는 탈퇴를 하고 단톡방을 나와 멤버들과의 관계를 스스로 차단할 수밖에 없을 텐데, 나로서는 가차 없이 차단할 수 있을 것인지가 못내 걱정이다.
인간관계를 맺고 끊는 데에 있어 지혜가 부족한 나에겐 단톡방의 탈퇴 역시 쉽지 않은 문제.
조직에 속해 있지만 그 조직 생활이란 것이 그다지 빡빡하지 않기에, 나는 한편으론 조직에 속했다는 데서 오는 소속감을 누리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자유로움 역시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단톡방이라는 이 은밀한 조직에서만큼은 평상시와 반대로, 슬기로운 조직 생활을 할 자신도 그닥 없고, 그렇다고 탈퇴라는 자유를 행사하는 데에도 영 자신이 없으니, 내게 있어 단톡방이란 조직 생활 이상으로 소속되기 힘든 기묘한 커뮤니티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것이 여섯 번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