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부터 온, 그리고 다시 별로 돌아가는 물질들
(이 글은 Stan Owocki의 Fundamentals of Astrophysics을 참고하여 쓴 글이다.)
우리 은하 안의 별과 별 사이의 광활한 공간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진공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답은 아니다. 정답은 ISM(Interstellar Medium, 성간 매질)이다. 밤이 되면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에 비해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은 아니다.
Q: ISM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물질과 복사. 물질의 경우에는 이온과 원자, 분자들. 이들의 밀도는 별에 비하면 매우 작다.
Q: ISM은 기원과 미래는?
별이 죽을 때 별을 이루고 있는 일부 물질들이 별 사이의 공간으로 흩뿌려 졌고, 이들이 ISM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거대 분자운을 이룬 후, 중력 수축에 의해 별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즉, 은하 내의 물질들은 별과 ISM의 단계를 계속하여 순환하게 된다.
우리는 태양을 포함한 별들이 상온에 비하면 매우 뜨겁고 주변의 행성과 소천체들에 복사를 전달해 가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태양으로부터의 에너지가 주로 복사의 형태로 천체에 전달되기 때문에, 태양계 구성원들의 표면 온도는 태양과의 거리에 상당부분 의존한다. 복사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그 예로 수성의 낮 지역의 표면 온도(~ 700K)는 해왕성의 경우(~60K)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 물론 대기에 의한 온실효과가 표면온도를 결정하는 또 다른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태양과의 거리와 천체의 표면 온도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별 역시 태양과 마찬가지로 핵융합을 통해 내부에서 에너지를 생성하고, 이를 복사의 형태로 주변 공간으로 방출한다. 그렇다면 별들로 부터 충분히 떨어져 있는 성간 공간에 퍼져있는 ISM의 온도가 상온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추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정답을 말하자면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이다. ISM이 가지는 온도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이들은 그 온도에 따라 크게 Cold - Warm - Hot의 세 위상으로 분류된다.
* Cold ISM
이들은 주변의 별들로 부터 충분히 멀리 떨어져 적은 복사 에너지만을 공급받는 ISM이다. 그 결과로 이들의 온도는 상온에 비해서 한참 낮다.
* Warm ISM
이들은 근처의 뜨거운 별로 부터 오는 자외선 복사를 받아 가열된 ISM이다. 자외선이 수소 원자를 때리면, 수소 원자에 속박된 전자는 기존보다 높은 에너지 준위로 전이하거나, 혹은 원자핵으로부터의 속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 전자의 과정을 거친 수소 원자는 들뜬 상태에 있다고 하며, 후자의 과정을 거친 수소는 전리(혹은 이온화)되었다고 한다. 특히 빛(광자)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원자 내의 전자기 속박을 벗어나 자유전자로 전이되는 현상을 Photoionization(광이온화)라고 한다.
* Hot ISM
이들은 무거운 별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으키는 Supernova Explosion(초신성 폭발)에 의한 충격파가 휩쓸고 지나갈 때 가열된 ISM이다.
이들 중 특히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은 Cold ISM에서는 내부의 원자들이 결합하여 분자를 이루게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Cold ISM은 주로 GMC(Giant Molecular Cloud, 거대 분자운)의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GMC에는 일반적인 성간 공간에 비하면 높은 밀도의 ISM dust(성간 먼지)가 존재한다. dust는 주변의 별로 부터 오는 자외선을 차폐하고 GMC가 가열되는 것을 막아준다. 다만 dust는 GMC 내부에서 생성되지는 않고, 대신 (별 치고는)차가운 거성의 외곽 대기층에서 생성된다.
앞서 Warm ISM이 별로 부터 오는 자외선에 의한 Photoionization에 의해 형성된다고 했다. 한편 Photoionization의 결과로 생성된 이온과 자유전자는 다시 재결합해 중성 원자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때 전자가 원자핵에 구속되면서 다양한 파장의 빛을 방출하게 된다. 그 결과로 밝은 별 주변의 Warm ISM 주로 HII Region(전리수소영역)의 형태로 관측되게 된다.
(표기를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HI은 수소의 기호 H에 로마숫자I을 붙인 것으로 중성 상태의 수소를 뜻하고, HII는 전자 하나가 전리된 수소를 뜻한다. 중성 수소는 전자를 하나만 가지기 때문에 한 번 전리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더 무거운 원소들, 예컨데 산소의 경우에는 여러번 전리될 수 있고 이 경우에 전리된 전자의 수 + 1만큼의 로마 숫자를 뒤에 붙이게 된다. 산소가 두 번 전리되면 OIII로 표기하는 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