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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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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희 Jun 07. 2021

2021 추석 아육대, 코로나 시국엔 이렇게 #가보자고

 

 2021년 추석이 벌써 약 100일 뒤로 다가왔다. 명절하면 아육대가 자동으로 떠오르기도 할 만큼, 어느덧 아육대는 12년 차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높은 인지도만큼 아육대 시즌에는 늘 말도, 탈도 많았다. 오래 이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팬층은 매년 더 이색적인 모습과 발전을 요구했다. 더군다나 대규모 체육대회 프로그램에게 코로나19 상황은 너무나 가혹한 위기이다.

 위태로운 지금을 극복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아육대에겐 어떤 변화가, 어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까? 아육대와 함께 자란 팬들의 입장을 담아, 더 즐겁고 안전한 아육대를 위해 이번 추석에 기대하는 모습들을 제안해본다.




1. 안 다치고 안 만나면 대찬성!


 아티스트 간 화합은 좋지만, 부상의 위험은 너무 큰 부담이다.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는 아육대에 대한 제1의 부정적 반응이다. 실제 아육대에서의 부상이 기존 스케줄과 건강 자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례가 많았기에, 팬들의 걱정과 부정적 인식은 당연하다고 이해된다. 부상 위험도가 높은 종목들은 삭제되었다고도 하지만 대표 종목인 육상만 해도 여전히 위험성이 짙다. 더불어 작년 추석, 처음으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아육대가 진행된다는 소식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올해도 ‘집합’에 대한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이기에 기존 상황과는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


 위험 부담이 덜한 종목도 충분한 메리트를 가질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출연자들은 ‘아이돌’이다. ‘스포츠 선수권 대회’에서 ‘아이돌’의 방향으로 조금만 더 시선을 옮겨보자. 그들이 정체성에 걸맞은 종목들은 충분히 많다. 그 대표적인 예는 유튜브에 ‘아육대’를 검색할 때 가장 먼저 뜨는 연관검색어인 리듬체조이다. 리듬체조는 개인 종목이면서도 아이돌의 무대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매력적인 종목이었다. 현역 선수들의 기록을 기준으로 그대로 비교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아육대만의 화면을 만든 게 바로 핵심이다.


우주소녀 성소 / (여자)아이들 슈화



 타 종목에서는 ‘실제 선수만큼은 아니지만’이라는 제약을 두고 이루어지는 경기를 지켜보는 반면, 리듬체조에 대해서는 아이돌스러운 무대 연기와 종목의 시너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출전 선수들끼리 부딪히고 다치는 치열한 스포츠보다 더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동시에 코로나19 상황의 제약은 어쩌면 이러한 개인종목에 집중해볼 만한 최적의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리듬체조에서부터 꾸준히 인기 있던 양궁처럼, 올해 추석엔 ‘다치지도 모이지도 않는’ 다양한 1인 종목들을 만나보면 어떨까.




2. 역사 깊은 ‘전광판 걔’ 절대 지켜


 아육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그 이전에 엄청난 메리트를 가진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인지도를 필요로 하는 그룹들에게 아육대는 좋은 기회이다. 지상파 프로그램인 데다가 아이돌에 관심 있는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비출 수 있다. 반대로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입덕의 게이트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아육대는 어찌 됐든 케이팝 세계의 거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아육대 비시즌에도 화제가 되는 요인 중 하나가 ‘전광판 짤’들이다.


B.A.P 영재 / NCT 정우
더보이즈 현재 / 트와이스 쯔위


 ‘아육대 주황후드 누구야?’로 유명했던 2014년 아육대의 B.A.P 영재부터, ‘전광판 걔’로 불린 더보이즈 현재 등 많은 얼굴천재 아이돌이 전광판에 비친 원샷만으로 큰 화제를 가져왔다. 무대를 위해 준비된 제스처나 표정이 아니라, 트레이닝복을 입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은 아육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묘미였다.


 개인 종목이면서도 자연스레 얼굴에 집중되는 종목인 양궁은 특히 일명 ‘얼빡샷’을 제대로 잡아주어 화제성이 좋았다. 목표에 집중하는 표정은 경기로서의 긴장감도 조성해주었고, ‘얼굴천재’들의 비주얼도 발견하게 했다. 때문에 양궁과 비슷한 이유로 사격 종목이 신설되기를 소취하는 팬들도 꾸준히 보였다. 아육대가 전광판 샷에 자부심을 가지고, 출연자들의 다양하고도 자연스러운 원샷을 꾸준히 포착하며 아육대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




3. 방구석 아e대, 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2020년 추석에는 ‘e-sports’로 대회를 진행하는 ‘아e대’가 열렸다. 그런데 이제 모여서 진행하는…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신선한 e스포츠에 즐거워하기도 했지만, e스포츠 대회를 ‘모여서’ 하는 건 마치 온라인 클래스를 교실에 등교해서 듣는 것과 같다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물론 촬영과 중계에서 필요했던 면일 수 있지만, 올해에도 아e대로 진행된다면 확실한 안전과 색다른 그림을 모두를 챙겨보는 건 어떨까?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들이 연습실 등 각각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방구석 아e대’를 기대해본다. 각자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에 분명 여러 제약이 예상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많은 이들이 비대면 활동의 한계들을 감수하고 있기에 이는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이해에서 더 나아가,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큰 공감대와 호감을 얻을 수 있다.


 e스포츠는 분명히 재밌다. 대면으로 진행되는 스포츠와 심리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충분히 내기도 한다. 작년에 진행된 아e대에서 카트라이더나 배틀그라운드는 오히려 출연자들이 평소 즐겨하는 취미이기도 했기에 더 큰 승부욕과 긴장감을 선사했다. 아e대를 또 한 번 진행한다면, 기존 아육대를 연상케 하는 온라인 달리기 게임이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게임들로 종목을 구성해 시청의 진입장벽을 더 낮추는 것도 좋겠다. 이러한 e스포츠와 더불어, 평소 아육대의 ‘스포츠’라는 범위 내에서 불가능했던, ‘비스포츠’ 게임들까지도 방구석 아e대에서는 과감히 시도해보면 어떨까.


세븐틴의 아육대 마피아 현장!


 예를 들어 마피아는 인기 있는 ‘모임 단골 게임’으로 아육대 현장에서도 게임 장면이 많이 발견되었다. 각각의 장소에서 따로, 화상 화면으로 소통하며 진행하는 ‘언택트 마피아’를 연출해보는 등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게임들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게임 자체가 가지는 재미, 그리고 언택트로 진행된다는 화제성과 함께 아육대가 이색적이고도 시국에 맞는 ‘신개념 비대면 게임 문화’를 선도해 선한 영향력을 부르는 것도 기대해본다.




4. 레전드짤 파티 아육대, 경기만큼 흥미진진할 ‘아웃대’


 2021년 설에는 코로나19로 경기 진행이 어려운 만큼, 아육대는 실내 스튜디오에서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었다. 역대 아육대의 ‘전설’로 꼽힌 패널들이 나와 우승자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상황 상 또 한 번 스포츠 대회가 불가하다면, 추석에는 색다르게 레전드짤 명예의 전당, 즉 ‘아웃대’-아육대배 웃긴 짤 대회-를 개최해보는 건 어떨까?

 지난 11년 동안 아육대에서는 수많은 ‘웃긴 짤방’이 생성됐다. 공식 경기에 참여하지 않고 대기 중인 출연자 수가 매우 많은 만큼 여기저기에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예로 위 사진처럼 ‘세상을 왕따시키는 무기력한 인피니트 성규’를 비롯해, ‘예민보스 양요섭’, ‘에이핑크 정은지와 b1a4 산들의 인사 배틀’, ‘nct 쟈니인 줄 알고 세븐틴 정한에게 말 건 엑소 세훈’ 등이 포착되어 뜨거운 감자가 된 여러 장면들이 있다.

 이러한 짤들은 sns를 통해 팬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거나, 각 아이돌과 팬덤이 직접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재밌는 짤들은 아육대를 통한 팬덤 대통합을 가능하게 했던, ‘아육대 향수’의 주역이기도 하다. 팬층 사이에서는 경기만큼 화제가 되었던 순간들의 주인공들을 인터뷰하며 당시 상황에 대한 비하인드를 들어보거나 재현해보는 색다른 명예의 전당을 진행한다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아육대를 재발견하고 추억하는 장이 만들어져 다시 한 번 긍정적인 이미지의 아육대로 변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규모 체육대회 프로그램에게 코로나19는 너무나 가혹한 위기이다. 그럼에도 반년 후의 상황이 어떨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아육대는 아e대와 아멍대, 명예의 전당 등으로 새로운 방법을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불만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 지난 11년의 역사 중 취할 것은 이어가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아육대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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