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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의 화석과 유전체 분석



유인원과 인간의 진화를 연구할 때 화석 기록이 단편적이고 많은 표본이 불완전하며 왜곡돼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유인원과 인간의 진화 이해에 필수적인 주요 화석 유인원들의 진화 관계에 대한 합의가 어렵다.


화석 연대 측정은 주로 탄소동위원소를 사용한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이 다르다. 탄소도 질량이 12와 14인 동위원소가 있다. 탄소14는 우주방사선이 대기와 반응해 만들어지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붕괴한다. 과학자들은 유기물에 포함된 탄소 14의 비율을 분석해 연대를 추정한다.


고대인의 DNA를 연구할 때 약 1만6500개의 미토콘드리아쌍이나 31억 개의 염기쌍의 짧은 조각들에 제한돼 있었다. 노동집약적인 과정이 필요하고, 보존 수준이 비교적 양호한 고대인 DNA에 대해서만 가능했다. 10여명의 DNA를 복구하는데 수년이 걸릴 정도였다. 2010년 새로운 DNA서열(sequence) 복원ㆍ분석 기법이 개발되었다. 고대인 유전체를 완전히 복구하는 게 가능해졌다. 약 4000년 전 그린란드에 살았던 한 남성의 머리카락에서 유전체를 추출해 서열 분석에 성공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2018년 이후 DNA 서열 분석 기술과 추출 방법이 다시 한 번 진화했다. 훨씬 더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고대인의 유전체 서열 분석이 가능해졌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한 사람의 유전체 전부를 일일이 분석하는 대신, 사람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100만개의 DNA 염기 세트를 시퀀싱해 종합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즉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2000년 전 이후에 발견되는 고대인들로부터 채취된 DNA 샘플이 풍부해진 것도 이 같은 연구 발달에 도움을 줬다. 2022년까지 13년간 전체 유전체(genome) 정보가 해독된 고대인의 숫자가 1만 명이 넘었다. 유전자 복원ㆍ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대 인류의 유전체 분석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유전 질환의 유래나 전염병, 고대 인류의 생활환경, 역사적 사건 등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대인 유전체 분석 연구는 주로 서부 유라시아, 즉 러시아ㆍ유럽·중동 지역(75%)에 집중돼 있었다. 동아시아(8%), 오세아니아(2%), 아프리카(3%)에서 연구 실적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류가 최초로 거주한 아프리카에서 고대 인류 유전체 분석이 늘고 있다. 대부분(약 80%)의 고대 인류 DNA 분석이 미국의 하버드 의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어 다른 국가나 지역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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