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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09. 2024

제2의 황우석 사태

황우석 교수는 2004년 세계 유명 과학 학술지「사이언스」에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해 배아복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 년 뒤인 2005년「사이언스」에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 주 11개를 수립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황 교수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경향신문, 2014.10.30.). 


당시 필자의 가족은 황우석에 감명 받아 아들에게 그에 관한 책을 사서 줄 정도였다.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직감적으로 의문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맞춤형 세포치료술’로 불리던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처음 보고한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게재 논문이 이전 연구팀의 데이터 조작으로 만들어졌음이 밝혀졌다(르몽드, 2011.11.11.).


「사이언스」는 2004년과 2005년에 황우석 박사 연구팀이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으나, 이후 이들 연구가 이미지 조작에 의한 허위임이 드러나 게재를 취소했다. 그간 논문을 평가하면서 이미지 조작을 맨눈으로 점검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미지 복제는 맨눈으로 찾아내기 어렵다. 2016~2023년 7년간 논문표절 탐지 소프트웨어 아이센틱(iThentic)을 통해 논문을 검사했다. 


황우석의 ‘과학사기’ 사건은 과학과 윤리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법적 판단도 끝난 사안이다. 사기 혐의는 유죄이며 서울대 교수직 파면도 정당하다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다. 하지만 황우석은 건재하였다. 2010년 6월 황우석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 기공식은 국회의원, 전직 고위관료 등 3000여명이 성황을 이뤘다(한국일보, 2014.10.18.). 학자가 데이터를 조작하여 논문을 제출하여도 ‘영구’ 제적이 되지 않는 풍토이다. 


황우석 논문이 발표된 후 1년 뒤 2006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ß, Aβ*56)이라는 단백질을 지목하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2024년 6월 7일 현재 인용회수는 2,343회였다. 2022년「사이언스」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되었다.「사이언스」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렌 애쉬(Karen H. Ashe) 교수의 제자이자 논문의 제1저자인 실뱅 레스네(Sylvain Lesné) 교수가「네이처」해당 논문뿐 아니라 다른 논문에서도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한 증거가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2024년「사이언스」는 저자들이 논문 내 이미지 조작 의혹을 인정하고 연구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실뱅 레스네 교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카렌 애쉬 미국 미네소타 대학(UMN)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는 논문에 수치가 조작된 이미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렌 애쉬 교수는「사이언스」에 “2006년 논문에 대한 정정 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논문 철회가 유일한 선택지이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문이 철회된다면 철회 논문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이다. 참고로 연구를 이끈 과학자는 데이터 조작이 실험의 결론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researchers-plan-retract-landmark-alzheimers-paper-containing-doctored-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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