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양하다.
첫째는 태양보다 훨씬 큰 별이 핵융합 에너지를 소진한 뒤 붕괴하는 과정에서 초신성 폭발 후 만들어지는 항성질량 블랙홀이다.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5~150배다. 항성 중에 0.1% 정도가 이렇게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별과 비슷한 질량을 지니고 있어 항성 질량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둘째는 거대한 가스 덩어리가 붕괴하면서 형성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태양 질량의 수십만~수십억 배에 이르는 이 ‘괴물’ 블랙홀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은하에서 물질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성장한 초대형 블랙홀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중간 질량 블랙홀도 있다. 2022년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중간 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블랙홀은 태양질량의 10만 배 이상으로 작은 은하 중심 블랙홀과 맞먹는다. 태양 질량의 10만 배가 넘는 블랙홀은 항성 질량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해서 커지기에는 너무 큰 질량이다. 이 정도 질량 블랙홀은 과거 작은 은하의 중심 블랙홀이라는 설명이 더 타당하다.
블랙홀은 블랙홀과 별, 블랙홀과 중성자별, 블랙홀과 블랙홀 등이 중력으로 묶여 서로를 회전하는 쌍성 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2024년 블랙홀 1개와 별 2개로 이루어진 삼중성계 블랙홀(black hole triple)이 처음 발견됐다. 1992년 발견된 블랙홀인데 쌍성계로 알려졌었다. 초신성 폭발이 아닌 별이 스스로 붕괴해 블랙홀이 되는 직접 붕괴(direct collapse)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