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술을 마실 수 있는 이유는 알코올 분해효소인 알코올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 4, ADH4)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효소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영장류들도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가진 이 효소의 효율이 다른 영장류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 효소가 알코올, 그중에서도 에탄올을 대사한다.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 ADH)에 의해 차단돼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라는 독성 화합물로 분해된다. 그 다음에 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는 독소를 빠르게 퍼뜨려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할 수 있도록 변형시킨다.
얼굴이 빨개지는 홍조가 나타나는 사람들은 알코올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 4, ADH4)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활성화된다. 이것이 부족하면 1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몸에 축적된다. 이 변이형을 가진 남자는 하루 2잔, 여자는 하루 1잔만 마셔도 40배에서 80배가량 식도암 발병 위험이 높다. 이외에도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두경부암, 위암, 뇌졸중 등의 위험이 있다.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정신이 없어지는 사람에겐 절대로 술을 권하면 안 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구토나 과 호흡, 혈관확장 같은 숙취 증상을 일으킨다. 술을 지속해서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와 활성산소가 간이나 뇌세포 등에 손상을 입힌다. 간에서는 아세트알데히트를 분해하는 탈수소효소(ALDH)를 분비한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간에서 분비되는 탈수소효소는 소주 2~3잔 정도의 알코올을 해독할 수 있다.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분비 정도가 다르고, 동양인은 반 정도가 탈수소효소 활성이 아주 낮아 술을 잘 견디지 못한다.
레드 와인은 한 잔만 마셔도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와인 방부제인 아황산염이나 염증성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이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많았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포도 껍질에 있는 퀘르세틴(quercetin)이란 화합물이 몸의 알코올 분해대사를 방해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퀘르세틴은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항산화제로 건강을 위해 보충제로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이 성분은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 데 중요한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ehyde dehydrogenase, ALDH)를 억제하여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되지 않고 쌓일 수 있다. 레드 와인에는 다른 술보다 훨씬 많은 퀘르세틴이 있어 두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퀘르세틴은 포도가 햇빛에 노출될 때 생성되므로 지역에 따라 함유량이 다르다. 포도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포도 껍질의 양이나 숙성 과정도 퀘르세틴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 껍질을 제거하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퀘르세틴 함유량이 낮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3-46203-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