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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인한 수명 단축



2000년대 초 나는 파키스탄 K2 방향 히말라야에 갔었다. 당시 방문만 이슬라마바드의 낮 기온은 50도였다. 낮에는 길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모자를 쓰고 거리에 서면 너무 뜨겁다. 하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그리 덥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35도는 그늘에 들어가도 견딜 수가 없다. 습기 때문이다.


상대습도는 절대습도와 달리 기온에 따른 습하고 건조한 정도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상대습도는 특정한 온도에서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의 압력을 그 온도에서의 포화 수증기 압력으로 나눈 것이다. 온도에 따라 습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건조하고 습한 정도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특정한 온도에서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수증기의 양은 중량 절대습도이다. 상대습도 100%에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꽉 차서, 응결 현상이 일어나며 그때의 온도를 이슬점 온도라고 한다. 온도를 더 낮추면 해당 온도에서의 포화 수증기량을 초과하게 되므로, 남은 양만큼이 액체 상태인 물이 된다.


습구 온도(wet-bulb temperature, WBT)는 물에 적신 천으로 덮인 온도계(습구온도계)로 측정한 온도이다. 즉 젖은 천으로 감싼 온도계인 습구온도계로 측정한 기온으로 습도의 영향까지 감안한 온도다. 습구 온도는 물이 증발하여 포화상태(상대습도 100%)까지 냉각된 공기의 온도이다. 습구 온도는 현재 조건에서 물의 증발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이다. 보통 사용하는 온도계는 ‘건구’ 온도를 측정한다. 낮은 습도에서는 증발에 의한 냉각으로 습구 온도가 건구 온도보다 낮다.


55도인 경우 습구 온도 32도로 이 온도를 넘으면 정상적인 야외 활동을 할 수 없다. 100% 상대습도 온도가 32도이면 견디기 어렵다. 요즘 우리나라 폭염이 이런 느낌이 든다. 과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갔을 때 낮 최고기온이 50도까지 오르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습한 공기의 32도보다 덜 괴로웠었다. 습구온도와 일반온도의 체감차이는 20도가 넘는다는 얘기이다.


71도인 경우 습구온도는 35도로, 이것에 최대 6시간 노출이 이론적 인간 생존 한계이다. 이것은 2010년 연구결과에 의한 것으로 인간은 35°C의 습구온도에 6시간 동안 노출되면 사망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옷도 입지 않고, 음직이지 않으며, 땀을 흘리지 않는 가정이어서 실제를 반영하는 결과는 아니다. 2024년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한계 습구온도는 청년은 26~34°C, 노인은 21~34°C라는 연구가 나왔다.


온난화는 우리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온난화로 인한 고온에 의한 반복적인 ‘열 스트레스’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를 유발한다. 이는 염증, 대사, 면역기능, 세포 자가 수리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후성 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s)로 이어진다.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세포수준에서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 할 수 있다. 32도 이상의 고온이 연중 절반 이상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1년에 10일 미만인 지역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년2개월 더 빨리 진행된다. 소득, 생활습관, 평소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도 마찬가지이다. 고온으로 인한 생물학적 노화는 흡연·음주 효과와 비슷하다. 노화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만성질환의 위험도 높인다.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면역계 등 여러 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는 감염, 심혈관계 부담, 자연적인 노화 반응에 대한 신체 반응을 왜곡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높이고 질병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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