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미래 Future

빙하기로 가는 온난화



2020년 연구에 의하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막더라도 2050년 이전에 북극권의 여름에 해빙은 현재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들어 사실상 소멸할 것으로 예측이 나왔다. 같은 해 또 다른 연구에서도 북극권의 해빙이 2035~2086년 사이에 모두 녹아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5년 연구는 구체적이다. 전 세계 빙하 목록(Randolph Glacier Inventory 6.0, RGI 6.0)에 올라 있는 최소 1헥타르(축구장 1개 크기 정도) 이상의 빙하 약 21만5000개를 대상으로 계산한 결과이다. 파리기후협정 목표대로 1.5℃ 정도만 올라가면, 2100년 빙하는 10만개 정도 남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의 반이 안 되는 47%이다. 지금보다 지구 온도가 4도 오르면, 2100년 무렵엔 전 세계 빙하가 지금의 10% 정도인 약 1만8000개 정도(8%)만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8-025-02513-9


영화「투모로우」에는 대서양 해류가 멈추면서 북아메리카에 큰 한파가 닥친다는 내용이 나온다. 멕시코 만의 난류가 북극 근처까지 흘러가서 차가워진 뒤 깊은 바다로 하강하는 해류가 멈추는 상황을 그렸다. 그 결과, 뉴욕은 눈 폭풍이 몰아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해류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이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은 적도 바다 상층의 따뜻한 바닷물이 북극권으로 흐르고 북쪽에서 차가워진 바닷물이 심해로 가라앉아 다시 적도로 내려오는 대서양 해류의 흐름이다. 이 순환은 열염 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의 일부로, 해수의 온도와 염분 차이에 의해 작동한다. 열대 멕시코 근해에서 북쪽으로 따뜻한 물을 운반하며, 북대서양에서 차가운 물이 가라앉아 남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를 통해 유럽과 북미의 기후를 온화하게 한다.


기원전 1만 년경 대서양 순환이 붕괴한 적이 있다. 바로 영거 드라이스(younger dryas)이다. 기원전 약 10,900년에서 9,700년 사이이다. 온난화가 진행 중이던 북반구가 갑자기 다시 추워져 약 1천 년 이상 지속됐다. 북미를 덮고 있던 로렌타이드 빙상(Laurentide Ice Sheet)에서 녹은 담수가 대서양으로 대량 유입된 탓이다. 빙하가 녹으면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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