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까지 켜고 일어나 공부하면 잘할까



인간이 진화하면서 잠을 자게 된 것은 기억을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저장하여 지적인 능력이 좋아지도록 뇌를 쉬게 하려는 것이다. 낮잠 자는 초등학생은 정서적으로 행복감이 높고 자제력이 강하고 바르며 성적도 좋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잠을 참고 줄이라고 하면서 공부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수영을 하면 되는데도 역방향으로 수영을 하여 고생만 하는 셈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꼭 기억할 일이다. 아니 메모지에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좋겠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수면부족과 불면증은 심각하다. 입시 스트레스로 학생 4명 중 1명이 극단적인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학업 압박이 심하다. 실제로 청소년의 자살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입시공부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는 수면 부족이다.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의 거의 반이 수면부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고등학생은 60%가 넘었다. 청소년의 과반수가 스스로 대학입시로 고통 받는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도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입시로 인한 고통은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학생과 학부모 80% 이상이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는 대학입시를 고통으로 만들어왔다. 청소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도 경쟁은 끝으로 치달아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고 있다.


입시에 시달리는 시간을 아끼려고 알람을 켜고 잔다. 피곤하니 사실 일어나기 어렵다. 알람을 켜고 자다가 알람이 울리면 알람을 다시 미루고 다시 잔다. 잠이 깨는 아침 시간대의 잠은 기억을 정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알람이 울린 뒤 다시 잠들면 깊은 잠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수면이 잘게 잘리면서 회복감이 떨어진다. 기상 시간이 날마다 달라지는 점도 문제이다. 몸의 리듬이 쉽게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알람을 자주 미루는 사람일수록 수면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불규칙적인 수면은 피로감을 키운다. 결국 알람을 미루는 습관이 또 다른 알람 미루기를 부른다. 충분히 자지 못했거나 잠의 질이 낮을수록 더 자주 ‘몇 분만 더’를 선택한다. 예외는 있다. 수면 시간이 충분하고 낮에 졸림이 없는 사람은 짧은 추가 수면이 도움이 된다. 그렇더라도 규칙적인 충분한 수면은 중요하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5-99563-y


공부하는 아이들도 피곤하게 늦게까지 공부하면 잘될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학습은 잠을 잘 자 머리가 맑을수록 더욱 잘된다. 맑은 머리로 한 시간 하는 것이 피곤한 머리로 몇 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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