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네이처」에 처음으로 인체에 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이 발표되었다. 배아세포는 대표적인 줄기세포이다. 정자와 난자세포가 수정된 배아(胚芽)세포는 분열하여 인체로 성장한다.
줄기세포연구는 1957년 골수이식이 성공한 것을 계기로 하여 1998년 배아줄기세포가 확립되면서 시작되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Cell)는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 상피와 같은 성체세포로 만든 줄기세포로 2006년 야마나카(Shinya Yamanaka)가 성공하여 2012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피부, 혈액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체세포에 특정 단백질(야마나카 인자)을 주입해 ‘줄기세포’로 되돌린 세포다.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이미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 난치성 질환의 돌파구로 여겨져 왔다. 일본의 연구가 최초인 만큼 발걸음도 빠르다. 일본의 학술연구는 사실 대단하다.
일본은 2018년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 임상시험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교토대학(京都大学, Kyoto University) 다카하시 준(高橋淳) 교수팀은 정부 승인에 따라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뇌의 신경세포를 만들어 파킨슨병 환자 뇌에 이식하는 치료를 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기증자의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도파민을 생산하는 신경세포를 키운 뒤, 두개골에 구멍을 작게 뚫어 가는 바늘로 환자 대뇌에 주사하는 방법을 쓸 계획이다. 이식된 신경세포가 뇌에 살아남아 도파민을 분비해 증상이 완화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검증한다. 뇌는 타인의 세포를 넣더라도 면역 거부 반응이 적어 시술이 유리하다. 교토대학 연구팀은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어느 정도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돼 이번에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것이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난 수정란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윤리적 논란이 적다. 지금까지 유도만능 중기세포의 임상시험은 면역 반응이 적은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에 시도됐다.
2024년 기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유도만능줄기 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건수는 115건이었다. 이 중 38%는 미국, 15%는 중국, 12%는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3%이다.
2026년 일본은 세계 최초로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했다. 심장병과 파킨슨병 치료 목적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2개의 재생의료 제품에 대한 제조 판매를 승인한 것이다. 일본 오사카대학 창업 기업인 쿠오립스가 개발한 중증 심부전 치료제 ‘리하트’와 스미토모 파마가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암체프리’다. 환자들이 빠르게 치료제를 접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승인했다. 일반적인 치료제 승인에 필요한 임상시험자보다 더 적은 수의 환자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뒤 승인을 내주는 제도다. 기업은 판매 이후 7년간 치료 결과를 분석해 보건 당국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암체프리는 7명, 리하트는 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2026년 개정된「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험도가 낮은 연구에 대해서는 규제가 완화됐다. 일본에 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사실 우리나라는 규제를 위한 규제가 너무 많은 나라이다. 관료국가의 역사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규제당국에 보고서 만드느라 ‘본업’은 부업이 될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