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지능에 비례하지 않아


사람들은 IQ가 높으면 성적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도 강하지만 끝까지 해내는 노력과 끈기도 중요하다. 미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IQ보다 자기절제와 인내심이 성적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메타인지가 좋다. 메타인지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학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스스로 인지하는 능력이다.


2026년 연구에 의하면 지능지수 차이의 약 75%는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된다. 지능지수와 사회경제적 지위 간 상관관계의 상당 부분(69~98%)도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유전적 효과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전적 요인이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환경의 역할이다. 물론 환경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37786-3


지능이 좋은 사람들은 지능이 낮은 사람들보다는 평균적으로 학교성적이 더 좋다. 과거 연구를 보더라도 지능과 학습능력의 상관관계는 일관되게 높다. 읽기 능력의 경우 0.88, 수학은 0.86, 언어는 0.91에 달한다. 보통 부모의 지능이 좋으면 자녀의 지능도 학교성적도 좋다. 그러나 지능지수는 높지만 공부를 안 하거나 못 하는 아이도 꽤 많다. 부모가 수재인데도 자녀가 공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유전자와 지능지수만 안다고 그 사람의 학업 성취도가 결정되지 않는다.


학교성적이 유전자나 지능으로만 결정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영국에서 쌍둥이 1만330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유전에 의한 영향력은 62% 정도였다. 40% 정도는 유전 외의 요인이 작용하였다. 거의 반 정도가 ‘후천적인’ 요인이다. 2018년에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로 제시된 1271개의 유전자의 차이로도 특정 개인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발견된 1271개의 유전자로는 개인 학업성취도의 3~4% 정도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 결과이다. 1200여 개의 유전자가 학습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결론만으로 인간의 삶을 예측하거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다.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교육성취에도 유전적인 요소는 제한적이다. 환경과 유전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교육성취는 일생 동안 얼마나 교육 받았는지를 뜻하는 용어로 보통 최종 학력을 말한다. 과거 연구들은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이었다. 2024년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줄 만한 유전적 연결고리를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가 국내에서 나왔다.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와 관련 깊은 유전자 위치 102곳이 발견됐다. 유럽인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을 보면 인간은 대체로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유전요인이 교육성취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성취의 차이를 10% 수준에서 설명하는 데 그친다. 흥미로운 점이 하나있다. 우리나라 사람 중 알코올 분해요소가 있어 유전적으로 숙취가 없는 체질은 최종 학력이 낮았다. 서양에서도 교육 성취와 유전적 요인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연구는 많았지만, 술 분해 유전자와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 결과는 없었다. 연구대상이었던 대만인도 음주 여부가 교육 성취나 유전 변이와 연관이 없다. 우리나라의 지나친 음주문화가 영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술에 빠져 살다보니 ‘가방끈’이 짧은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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