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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뇌 그리고 치매로부터의 탈출


치매는 비극이다. 인간존엄성이 완전히 상실될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도 심각하다. 때로는 온화했던 부모가 갑자기 폭력적으로 바뀐다. 최근 기억을 전혀 못하기도 한다. 자식도 못 알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존엄사의 이슈도 제기된다.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도 많다. 우리는 유전자를 바꿀 수가 없다. 다만 노력하여 탈출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을 비극으로 끝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매 예방법은 혈관 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혈관성 치매는 금연을 하고,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동물성 지방 섭취의 절제, 운동 등을 통해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나이 들어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치매 위험은 높아진다. 운동을 하면 건강유지와 체중 감량은 물론 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흡연과 음주는 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준다. 흡연은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은 치매뿐만 아니라 발암물질들을 온몸에 퍼뜨려 폐암, 위암, 췌장암을 일으킬 뿐 아니라 혈관을 좁혀 동맥경화에 이어 뇌졸중, 결국 혈관성 치매로 악화되게 할 수 있다. 장기간의 과음은 직접적으로 인지기능을 저하시켜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건망증, 기억력 저하를 유발하는 베르니케 코르사코프(Wernike Korsakoff)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젊을 때부터 짠 음식을 덜 먹고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절제해야 한다. 염분이 많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 이상을 초래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키운다. 이미 고지혈증 등 혈관 질환이 진행된 사람이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열량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세밀한 손동작을 사용하는 그림 그리기나 목공, 자수 등의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 글을 매일 읽고, 직접 쓰는 등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좋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고 사회 활동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갇혀 생활하면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우울증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뇌기능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는 운동, 긍정적 사고, 사회적 상호작용, 독서나 퍼즐 같은 규칙적인 정신적 자극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자신의 말을 앞세우는 것보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도 좋다.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대화를 할 때는 듣기보다는 말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성인의 경우 뇌의 부피가 작을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이 뇌의 부피가 더 크고 인지기능이 좋다. 그런데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경청습관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은 원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뇌가 더 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보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의 뇌가 훨씬 건강하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 낮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경청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뇌의 나이가 최소 4살 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 부피도 더 크다. 인지회복력은 뇌의 노화를 막고 뇌 질환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인지회복력이 좋은 사람들은 경청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이이며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회복력이 좋다. 인지회복력이 가장 떨어지는 사람은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연습을 통해 뇌 기능과 인지 회복력을 높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인지회복력이 중요하고 그 핵심이 경청에 있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8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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