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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Oct 20. 2021

코로나19에 대한 반지성 & 집단면역과 풍토병의 과학


2020년 9월 미국의 정치신문 <폴리티코>는 코로나 백신이 2021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말이 되어야 전 세계 인구의 61%가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참고로 2021년 10월 현재 전 세계 백신접종률은 30%대였다. 세계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선진국들이 백신의 절반을 먼저 구매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3년은 돼야 전 세계 사람이 백신 접종이 완료된다는 추정이었다. 감염 전문가 11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2024년에나 전 세계적으로 세계여행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야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말 할 수 있다. 물론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신문의 보도이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예측한 자료로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폴리티코>의 기사가 나온 다음 달 2020년 10월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가 생기지만 증상의 심각 도를 낮출 뿐 재감염 될 수 있다. 매년 코로나19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효능이 확실하고 장기간 유지되는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풍토병이 될 것이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일으키고 백신의 효력도 강력한 장기효력도 없기 때문에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고 결국 풍토병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백신 예방주사를 맞으면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백혈구의 일종인 B세포가 스파이크에 달라붙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를 분비해 바이러스를 꼼짝 못 하게 한다. 이후 다른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먹어치운다. 또한 백신이 만들어내는 백혈구인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중화항체는 어떤 사람에게는 많이 생성되고 어떤 사람에겐 적게 만들어진다. 중화항체란 면역체계에 의해 만들어져 바이러스를 비 활성화하는 특별한 유형의 보호 단백질을 말한다.


<사이언스>가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0년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2021년 5월쯤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 예측은 틀렸다. <폴리티코>의 기사대로 전 세계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려면 몇 년이 걸리고 <사이언스>의 주장대로 계속 변이가 나오고 재감염이 계속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21년 5월경에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 2020년 말부터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1년 들어 선진국들은 백신 접종률 목표를 기존 70%대에서 80~90%대로 상향하고, 접종 의무화를 강력히 추진하였다. 집단면역의 기준이 70%에서 80%로 상향 조정된다면 이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다. 게다가 일부 전문가는 90%를 제안하였다. 코로나19는 원래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수)가 2.5 정도인데 델타 변이는 5~9까지 높아졌다. 감염재생산지수가 2.5정도 일 때 집단면역 기준이 60% 정도인데, 원래보다 2~3배가 넘게 감염재생산지수가 높아져서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했다. 2021년 8월 실제 백신 1차 접종률이 70%에 가까운 영국이나 이스라엘에서는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인구수를 감안하여 보더라도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또 다른 근거였다. 설령 일정 지역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되어도 인접해 있는 집단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전염될 수 있다. 


결국 2021년 들어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점차 대두되었다. 변이가 계속 등장하고 아동·청소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실행되지 않는데다가 전 세계 사람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한 미성년자가 코로나19의 침묵의 전파자라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유아, 어린이 및 청소년의 호흡 분비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으며 감염돼도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적지만, 바이러스 전파력은 성인보다 강력하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으로부터 감염될 위험이 크다. 그래서 미성년자의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


집단면역 형성의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과학자들이 예고하였다. 게다가 역사의 교훈도 기억하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감염성 호흡기 질환이 등장했을 때 크게 유행하다가 점차 토착화돼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은 흔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1889~1890년 유행한 ‘아시아독감’ 또는 ‘러시아독감’은 당시 70대 이상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한 살 이하 아기들에게 가벼운 증세를 일으키는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로 토착화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토착질병으로 남았다.


집단면역이 왜 가능하지 않은지 알려면 집단면역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한다. 집단면역 이론은 1970년대 처음 나왔다. 집단면역은 집단의 구성원 대부분이 면역력을 가져 감염 병이 빠르게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집단면역 이론이 유효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병원체가 진화하지 않아야 하며 인간 간에만 전염되어야 한다. 또 집단 구성원 간 면역력이 동일해야하며 구성원이 무작위로 섞여 감염위험이 동일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집단면역 조건에서 벗어났다. 코로나19는 변이체가 발생하여 면역력을 가져도 감염된다. 바이러스는 돌연변이(mutation)를 일으킨다. 돌연변이란 유전자를 이루는 염기서열의 변화로 유전정보가 변하면서 유전형질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바이러스는 다른 생명체의 세포를 공략해야 하므로 변이가 다양해질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바이러스는 크게 DNA형과 RNA형으로 나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형으로 DNA형과 견주어 변이가 더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면 진화하고 변이를 일으켜 숙주세포에 더 숨어들고 들키지 않는 방법을 찾는다. 인간과 동물 간의 감염도 가능하다. 여기에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과 윤리적 문제로 임상검사에서 제외돼 백신을 맞지 못하는 아동·청소년층, 백신 불평등으로 인해 백신을 맞지 못하는 저소득국가도 있어 국가, 지역, 연령별로 백신 접종률이 차이가 많아 면역력도 차이가 난다.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최소 연령도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개발한 백신은 16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8세다. 미국의 경우 18세가 되지 않은 국민이 전체의 24%이다.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나머지 76%가 전부 백신을 맞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은 이제야 저 연령층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수많은 변이가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5월 31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발생 순서에 맞춰 그리스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는 알파(α),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는 베타(β), 브라질 변이는 감마(γ), 인도 변이는 델타(δ)이다. 페루 변이는 11번째 알파벳 람다(λ)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이는 11번째 주요 변이라는 의미이다. 2021년 전 세계 코로나19 주요 변이 바이러스 점유율은 2월에는 알파 47%, 베타 5%, 감마 5%, 델타 2%였으나, 7월에는 알파 8%, 베타 2%, 감마 1%, 델타 89%로 나타났다. 알파 변이는 전염력이 7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타 변이는 항체 면역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감마 변이는 알파와 베타 변이 특성을 동시에 보인다. 델타 변이는 이전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과 독성이 강하다. 인체 세포를 뚫고 들어가는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에 9가지 돌연변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끝부분의 모양이 바뀌면서 항체 공격을 무력화하며,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체에 집어넣는 능력도 발전했다. 인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능력과 전염력이 강해졌다.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 돌연변이가 8개인 알파 감염보다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두 배 높다.


2021년 3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남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던 사람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저항력이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킬러 T세포는 코로나19 면역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를 찾아내 파괴하는 T세포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영국, 남아공 및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강하고 폭넓은 면역반응이 축적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가 회복한 30명 정도를 대상으로 연구한 것으로 보다 더 많고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추후 연구가 진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백신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 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 시 영국 발 알파 변이는 93.7%로 막아냈지만, 델타 변이는 88.0%로 효과가 떨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알파 변이에는 74.5% 효과를 보였고, 델타 변이는 67.0%로 떨어졌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백신 접종자 중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걸리는 ‘돌파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이전보다 인체에서 더 빨리 증식하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감염자는 몸 안에 바이러스가 이전 감염자보다 1000배 이상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전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자 몸에서는 그 수가 잘 늘어나지 못했다. 다행히도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높지만 백신 접종자가 걸리는 돌파감염은 대부분 증상이 약하며, 이를 통해 장차 발생한 새로운 변이에 대한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 심지어 면역력이 크게 약화된 경우가 아니라면 돌파감염이 오히려 인체에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스터 샷’도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은 면역으로 이겨낼 대상을 늘린다. 그러나 여전히 변이가 나오고 백신 효과는 떨어지며 돌파감염도 지속되고 있다.


독감처럼 일정 주기로 유행이 반복되는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고 2020년 <사이언스> 등을 통해 과학자들이 이미 주장하였다. 과학저널 <네이처>도 2021년 3월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없는 이유를 정리하여 보도했다. 우선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은 면역이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알 수 없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 역시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백신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지 아직 알 수 없다. 백신접종자의 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지 여부도 모른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도 변이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수 있다. 2021년 1월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자가 대폭 늘면서 집단면역을 갖춰도 효과가 없었다. 연령별 백신접종 격차도 바이러스를 종식시키는데 한계를 드러낸다. 결국 코로나19가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없고 독감 같은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였다. 2020년 과학자들의 예고를 반복한 것이다.


2021년 9월경에는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언젠가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엔데믹(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전 세계 인구 90~95%가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즉 집단면역이 선행되고서야 풍토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제 엔데믹 상황이 도래할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감염이 어느 정도 면역력을 제공하지만, 백신에 비해 바이러스 추가 확산 위험이 높다. 기존 백신에서 제공하는 면역을 돌파하는 ‘신종 변이’가 나타날 위험은 상존한다. 앞으로 몇 년간 더 많은 변이가 출현할 것이며, 이들에 대비해 강력한 백신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결국 코로나19는 점차 토착 전염병이 되고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어린이들 간 유행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역사적으로도 사실이었고 과학자들도 이미 예고한 일이었다. 결국 어린이는 중증이 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부담은 점차 감소할 것이다. 물론 지속적인 변이가 발생하지만 백신면역과 새로운 백신의 개발로 줄어들 것이다.


결국 코로나19의 출구전략은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이 아닌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가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잔인한’ 선택이지만 달리 방법은 없다. 바이러스가 없어질 때까지 버티다가 경제가 붕괴되고 더 많은 사람이 고통 받고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자연 안에서 자연과 함께 삶과 죽음을 함께 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분석해보아도 이점은 분명하다. 2021년 9월 전후 우리나라에서 하루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는 3000명 내외 수준이었다. 이러한 감염추세가 계속된다면 집단면역을 이루는데 10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코로나19가 3년 내로 종식되려면 하루 신규 환자가 최소 1만 명씩 발생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였다.  수만 명씩 발생하고 의료시스템이 이를 감당할 수 있다면 2~3년 내에 코로나19가 끝날 수 있다. 백신을 통한 면역 수준은 64%에 이르고, 감염으로 약 19%가 자연면역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물레이션을 한 결과이다. 델타 변이의 기초감염재생산수를 6으로 가정하고 수리 모델링 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전체 국민의 약 83%가 면역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델타 변이로 백신 효과가 80% 이하로 떨어지므로 집단면역이 달성되려면 추가적인 직접 감염이 필요하다. 결국 약 1000만 명의 누적 확진 자가 나와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백신 미 접종자 중 600~700만 명, 접종자 중 300~400만 명이 추가로 감염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21년 9월 국내 백신 2차 접종률은 50%를 달성하지 못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생기는 자연면역이 유럽 주요 국가 대비 20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상당히 낮다. 국내에서는 자연면역 인구가 극히 적기 때문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2021년 겨울 최악의 상황이 닥칠 지도 모른다. 인도는 2021년 4월 델타 변이 발생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었지만 결국 인구의 약 95%가 자연면역을 얻어 현재 신규 발생이 비교적 적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9~10월 서울, 경기에서 각각 1000명씩 나오는 등 엔데믹 같은 상태이다. 엔데믹은 말라리아, 뎅기열처럼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감염질병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견딜 수는 없다.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미루기는 어려우며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늘리고 중환자 치료병상과 의료 인력을 갖춰야 한다.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를 하도록 준비해야 하고, 접촉자 추적 체계를 최대한 단순화, 자동화해야 한다. 그간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잘 지키던 대중이 오랜 대유행 기간 동안 지친 데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이야기는 이른 희망으로 다가왔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몇 개월 지나면 효과가 떨어진다. 공식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더라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수칙들을 지키는 게 좋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려면 지속적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를 걸려도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는 질병으로 ‘온순 화’ 시키고,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서서히 꾸준한 접종을 늘려 가면 코로나19의 중증환자는 줄어든다. 코로나19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임시적인 시스템이었지만 이제 병의원 외래에서 진단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춰야 하며 이런 형태를 갖추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 공존 속 정상 복귀 전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치료제도 개발하여야 한다. 독감 같이. 등교 제한은 더 이상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등교 제한으로 인한 교육손실 피해는 막대한데다 복구되기도 힘들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대가가 너무 큰 것부터 완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는 2021년 9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를 해제하였다. 코로나19를 더 이상 사회의 중대한 위협이 아니라고 보고,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덴마크는 12세 이상 인구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2021년 8월 우리정부(질병관리청)는 코로나와 함께 생활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을 검토하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는 적어도 고령층의 90%, 고령층 외 성인의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도록 조절 가능해야 하고, 의료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감당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률과 중증비율은 낮추되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해 감당 가능한 수준이 돼야 단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예방 접종률을 2021년 10월 말까지 이만큼 끌어올리고 여러 가지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할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 방역이나 역학, 의료대응 체계를 조금 더 체계화시키는 준비 작업을 지금부터 진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8월 26일 기준 1차 접종한 비율이 전체 인구 대비 52.7%이며 접종 완료자는 26%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1차 접종의 경우 60대가 92.5%로 가장 높았고, 70대가 92.1% 그리고 50대가 83.8% 순이었다. 위드 코로나 공개 논의시점을 1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는 9~10월부터는 가능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어서 10~11월에는 시행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확진 자의 차단에 방점을 둔 정책을 사망률과 중증환자비율을 낮추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간 의료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위드 코로나는 확진 자 억제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를 뜻한다. 위드 코로나 방역을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얼마나 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기는 아마도 가장 늦게까지 유지해야 하는 개인 방역수칙일 것이다. 미국, 영국 등지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집단면역이니 바이러스 박멸이니 감정적인 호소가 난무했다. 그러나 그것은 감정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자연은 우리의 의지로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자연 안에서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 그것은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과학이 이미 말해주었다. 반과학적이고 반지성적인 태도로는 어떤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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