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우버 기사

1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을 때는 그저 쉬자

by 빛나림 Narim BRIGHT

첫 도시간 운행, 인터시티 운전을 하는 날이었다.

우버 운전을 시작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새내기 운전기사인 나는 사실 인터시티 운전 자격이 주어진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 바쁘지 않던 그 날, 때마침 시간은 많고 일거리도 없던 차에 장거리 호출이 들어왔다.

어디로 가는지 승객을 태울 때까지 행선지를 알 수 없지만 일단 수락을 했다.


중년 여성의 승객은 친구를 만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버를 불렀다.

생활 습관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질환 때문인지 몸이 불편해보였다.

대부분의 승객이 뒷자리를 선호하는 반면 그녀는 앞자리 조수석에 타길 원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좌석 등받이를 넓혀 주었다.


약 80분의 예상 주행시간이 떴다. 행선지는 질롱. 내가 좋아하는 해변이 아름다운 도시였다.

나는 이번에도 여행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했다.

내성적인 기질을 가진 나의 옆자리에 승객이 있다는 사실이 평소보다 더 긴장을 불러왔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운전도 하고 돈도 벌고 자유롭게 내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 할 수 있다는 이 직업이 나는 꽤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간단한 인사를 건내고 행선지로 운전을 시작했다.

신호가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려는 찰나, 나는 차를 멈추었고 내 옆으로 차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 모습을 본 나의 승객은 거친 말을 내뱉었다.

'내가 들은게 맞나?'

나는 의아했다.


그 이후로도 내 차 뒤쳐질 때면 한 숨을 내쉬었고, 뒷차가 내 차를 앞질러 가면 험한 말을 했다.


"이따가 따라가서 경적을 울려요!"


나는 대채적으로 제한 속도에 맞추거나 조금 느리게 운전하는 편인데 그녀가 옆자리에 있는 동안은 최대한 제한 속도에 맞추거나 1-2 정도 더 빠르게 운전해 나갔다.

그녀의 은근한 압박으로 속력을 더 올리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그랬다가는 버는 돈보다 벌금으로 나가는 돈이 몇 배는 더 많을 것을 알았기에 그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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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녀는 나에게 혹시 잔돈이 있냐고 물었다. 돈을 바꿔주길 원하나?

탑승 금액은 이미 그녀의 친구가 우버를 호출할 때 지불한 상태였고 그녀 역시 알고 있었다.


"팁을 주고 싶은데 50불 짜리 밖에 없어서요."

"아, 괜찮습니다. 말씀만이라도 감사해요."


그녀는 편안하게 운전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답답하게 운전하진 않았지만 그런 피드백이 나올까 조마조마 했는데 어찌나 다행이던지.




그녀는 마치 그녀 자신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처럼 불편해 보였다.


어쩌면 나 역시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은 것에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 내가 바꿀수도 손 댈 수도 없는 것들에 쓸데없는 걱정이 많았는데 그녀를 통해 오늘도 나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