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허름한 차림의 그 사람은 하늘 같았다
뒷 좌석에 한 승객을 태우고 목적지로 가고 있었다.
마침내 바쁘디 바쁜 도심가를 빠져 나오는 길이었다.
내 차는 신호에 걸려 정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차 앞 유리를 닦아주고 돈을 받는 한 남자가 정차한 차량 사이를 오가며 유리 닦기를 권했다.
마른 체구의 그의 차림은 허름했다.
같은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그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도로에서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렇게라도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응원하긴 하지만 막상 내 차 앞 유리를 요청하고 돈을 지불한 적은 없었다.
나와 비슷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누구도 그에게 유리를 닦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일을 받지 못한 그의 얼굴에는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길 한 켠 벤치에 있던 그의 반려견에게로 갔다.
반려견은 두발로 서서 실망한 그를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다.
순간 그들의 깊은 감정의 교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신호가 바뀌었고 나는 차를 출발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나고서도 그와 그의 반려견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사람인 내가 그의 반려견보다 한참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오늘 어디서에 잘 것이고 무엇을 먹을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 나에게 하라고 주어진 일을 하지 않고 지나친 기분이 들었다.
'그래, 승객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그 자리로 돌아가 보자.'
그렇게 나는 잊혀지지 않는 그에게 돌아가려 했다.
그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유턴하여 직진.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 없었다.
아쉬웠고, 미안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나 오늘 나의 마지막 행선지 집으로 가려하고 있던 찰나였다.
이번에도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데 길 옆으로 그와 그의 반려견이 지나가고 있던게 아닌가!
나는 재빨리 창문을 내리고 그에게 말했다.
"실례합니다! 혹시 제 앞 유리를 좀 닦아 주실 수 있나요?"
그는 정말 반가워하며 허겁지겁 차 유리를 닦았다.
그가 잘 모르는 신호대기 구간이라 그런지 그는 초조해 하며 신호를 확인해가며 내 차 앞유리를 닦았다.
그냥 대충해도 되는데.
그는 정말 정말 정말 최선을 다해서 깨끗히 닦았다.
그 모습이 더욱 나를 미안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줄 것이 많이 없어서. 그리고 초조한 곳에서 그에게 일을 주어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현금이 들어있는 동전지갑을 그에게 통째로 주었다.
다해봐야 15불 정도밖에 되지 않는 돈이었다.
그는 지갑 안을 확인하더니 기뻐하며 큰소리로 땡큐! 하고 외쳤다.
그러나 그 순간의 가치가 15불로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그저 미안했다.
그 자리를 떠나며 그가 그의 반려견과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저녁을 보내기를 기도했다.
나는 기부와 봉사를 잘 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이번 순간은 마치 하늘의 기회 같았다.
허름한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신을 만난 기회.
더 나은 내가 되라고 주신 기회.
그 기회를 놓지지 않고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