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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특수교육대상자의 문제행동 고민

선도위원회? 학교폭력 접수?

by 장지

3월부터 매일매일이 문제행동의 연속인 남학생이 있다.


고1 지적장애 남학생 A


문제행동의 원인: 또래의 관심 끌기

문제행동 1: 여학생들 볼을 꼬집거나, 몸에 손이 닿는다.

문제행동 2: 친구들한테 욕을 한다.

문제행동 3: 시비 거는 행동(발로 차거나 패드립이라고 불리는 행동- 친구부모의 이름을 부름)을 한다.


혼자 유튜브에서 본 대사를 읊조리고, 액션을 하고.. 친구들의 리액션을 얻고자 관심 끌기 온갖 행동들을 한다. 외모가 예쁘거나 귀여운 여학생들은 가만 놔두지 않는다. 욕이라도 서로 주고받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늘..


일반고등학교의 1학년 12개 반(한 반 29명 정원)에서 10명의 특수학생들 중에 무적이다.


어머님이 2학기 개별화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개지팀 협의회에 방문 상담 오셔서 B여학생이랑은 진짜 안 엮이게 조심했으면 한다. 보통 아이들이 ㅅㅂ 이 정도 욕을 들어도 놀라지 않는데, B는 진짜 울먹일 정도로 놀란다. 조심해 달라는 통합반 담임교사의 말에 어머니 "그 애는 치료받고 있나요?" 하신다. "아니 어머님! A가 진짜 희한한 욕을 하지 않나요? 저도 처음 들어본 욕이라 물어보고 적었던 욕들이 '고아년아!', '엄지년아, 이개자식아' 같은 거예요. A가 하는 욕을 들으면 놀랄만한 것들입니다."라고 말하면 "유튜브에서 배운 것이에요."


그 뒤로의 대화에서도 1시간을 누누이 말씀드렸다.


결국 가정에서 가르친 게 아니니, 어쩔 수 없단 것인지..

가정에서는 A가 지금 알고 있다. (금지행동들 목록)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안 나오니, 그것들에 대해 좀 더 풀어서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 행동이 나오도록 학교에서도 교육하고 있냐는 식의 본인의 교육관과 가르침을 피력하시고 가셨다..


휴.. 어렵다.


오늘 학폭 접수가 되었다. A가 B 얼굴을 가격해서 안경을 치고, 명치를 발로 차고, 인중을 긁어 피가 났다. 본인이 B를 쳐다본 게 아닌데, 쳐다보지 말란 말을 들었다고 '남자친구도 없는 호구새끼가'..(듣도 보다 못한 욕도 더 했다.) 그래서 억울하단다.. A는.... 1차 사실 확인서를 자필로 다 적고, 16시 40분 종례에 맞춰 진짜 여학생들 때리지 말자고.. 무슨 일이 있지 말자고.. 조심하자고.. 교실로 보냈다.


하굣길 정문에서 예쁘장한 여학생 볼 꼬집 행동을 또 내가 목격한다. A야.. 바로 불과 10분 전이잖아..ㅜㅠ


행동중재? 도대체 어떤 강화물이 효과가 있을까..?

(여학생 또래 도우미? 현실성이 없다..)


티니핑 캐릭터를 좋아해서 캐릭터 상품을 걸고, 미션을 매일 주지만.. 특수반을 나서서 또래 여학생을 만나면 이 모든 강화물이 무력하다. 그저 특수반 분리가 답도 아닐 것이다. 참 어렵다.


내일 피해학생 B의 부모님, A의 어머님이 9시에 오신다..

피해 B여학생 어머님께 유선상 특수담임으로 상황을 설명하는데, 학교는 왜 A의 교육적 지도를 안 하냐?부터.. 나에게 원망을 쏟아내신다.


제가 교육을 게을리한 게 아니잖아요.

조례시간 대신에 특수반에서 다짐약속 글쓰기를 매일 하고, 주간 수업시수는 16 시수예요. 거기에 행사 있으면 전일로 데리고 맡기도 하잖아요.(9월에만 모의고사일 전일제 체험, 영화체험, 진로박람회 참가, 교내카페, 교육감기체육대회 참가, 고용공단 코칭 프로그램 등으로 거의 특수반 수업이거나 전일제 프로그램 참가 중입니다.) 매일 등하교 학부모님이 하시도록 신경 쓰고 있고(자꾸 하교 버스 태워 보내고 싶어 하심), 점심시간 관찰하고 사회성 글쓰기 시키고, 종례 때도 꼭 특수반 들러서 미션 수행 성공 실패 단속 시켜요..ㅜㅠ


다들 이러시면.. 안되잖아요.

한다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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