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친구랑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진격의 거인을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그런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너무 재미가 없고, 맥락도 모르겠고, 지루하다고도 느꼈다. 그런데 왜 내가 재미가 없다고 느꼈는지를 알기 위해서 끝까지 봤고, 결국 마지막 시즌은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재미없다고 끝까지 봐? 이상해..”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났다. 어떤 작품, 넓게는 프로젝트, 더 크게는 누군가가 만들어내는 창작은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 개인의 고뇌와, 고민이 들어있을 것이고,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이 녹아들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봐야 한다. 내가 그런 감정이 들었을 때, 이 사람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도록. 어떤 프로젝트라고 하더라도 진심으로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 주고, 결과를 만들어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진격의 거인을 끝까지 봤다. 이 사람의 어느 표현이 나의 마음에 안 와닿았는지 알기 위해서, 어느 날 그 사람이 나에게 와서 이 질문을 한다고 하면, 바로 대답해 줄 수 있도록.
그 생각해서 확장이 되어서 저번주에 교수님이 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비평은 대상에 대한 찬탄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간다.” 결국 이 말인 것 같다. 어떤 사건, 그러니까 예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어떤 대상에게 경외하는 마음이나 찬양하는 마음 없이는 비평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예술이 어떻게 나왔고, 어떤 고뇌와 고통을 거쳤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나를 돌아봤다. 그동안 나는 타인의 발언이나 행동, 프로젝트에 있어서 진심으로 알고 고민을 했는가? 그리고 그 제작에 있어서 노고를 인정한 후에 피드백을 해주었는가? 나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가볍게 입을 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공부하려 한다. 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