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세상의 중심이란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뜨니 밖은 여전히 어두웠고, 내 몸 위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다. 옆에 있어야 할 현지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잠든 사이, 현지가 이불을 덮어준 모양이었다.
현지가 자는지 확인하려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니, 분명 누워 있었던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방 안에 현지는 없었다. 시간을 보니 새벽 2시였다. 나는 급히 밖으로 나갔다.
숙소 앞 벤치에 앉아 있던 현지는 내가 나오는 소리에 놀라며 말했다.
“깜짝 놀라라… 괜찮으세요?”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물었다.
“안 자고 뭐 해?”
현지는 대답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도 따라 시선을 올렸다. 하늘은 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변에 희미한 불빛은 있었지만, 도시에서 보던 네온과 조명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도시에서는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던 별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밤을 밝히는 대신, 별을 잃었다. 빛은 편리했지만 하늘을 가렸다. 하지만 별들은 사라진 적이 없었다. 다만, 어둠 속에서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뿐이었다.
“잠이 안 와서 나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처음 봐요.”
현지는 여전히 하늘을 바라본 채 말했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보아 울었던 것 같았다.
“별 더 많이 보러 갈래?”
“더 많이?”
현지는 그제야 나를 바라보았다.
“여기도 잘 보이긴 하지만 불빛이 조금 있어. 우리가 산책했던 쪽으로 가면 불빛이 완전히 사라져서 별이 더 많이 보여. 별들은 부끄럼이 많아서, 빛이 있으면 숨어버리거든.”
잠시 고민하던 현지는 울타리에서 내려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우리는 전등에서 점점 멀어졌다. 빛에서는 멀어졌지만, 대신 더 많은 별들이 우리를 감쌌다. 앞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무섭지 않았다. 답답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점점 선명해지는 하늘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세상에는 하늘의 별과 땅, 그리고 우리만 남은 것 같았다. 우리는 그 자리에 멈춰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언젠가 이 기억도 흐려지겠지만, 이 장면만은 잊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현지가 말했다.
“아빠… 저 많은 별 중 하나가 내일 사라지면, 우리가 알 수 있을까?”
“글쎄, 모르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현지의 질문은 마음에 오래 남았다. 현지는 여전히 하늘을 보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얼굴이 왠지 더 슬퍼 보였다.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말했다.
“수많은 별 중 하나라면 모르겠지. 하지만 내가 아끼는 별이 사라진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저기 가장 희미한 별을 내가 좋아하는 별로 정했다면, 내일 보이지 않을 때 분명 느낄 거야. 나는 그 별을 중심으로 하늘을 볼 테니까. 만약 사라진다면… 수백, 수천 년이 걸려도 그 별을 찾으려고 할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현지는 오늘 처음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현지야, 너도 저 하늘의 연한 별 같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별. 내 세상은 언제나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거든.”
말이 끝나자 현지는 조용히 내게 다가와 안겼다. 어두운 밤이라 서로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오늘만큼은 별들이 너무 밝지 않은 게 다행인 것 같았다. 나에게 느껴지는 감각은 현지의 떨림과 얼굴에 스치는 차가운 바람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