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믿음

삶을 버티는 힘

by 니나

백화점 앞을 지날 때마다, 나는 유리창 너머의 반짝이는 풍경을 본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 길게 줄을 서 있고,
어딘가에서는 작은 오두막 안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사람들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짧은 동화,
그 안에는 어쩐지 작은 마법과 기적을 기다리는 마음이 숨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 손에 잡히지 않는 온기.
우리는 그것을 믿음이라 부른다.

살아간다는 건,
결국 그런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근거 없는 낙관 —
그 막연한 빛이야말로
사람을 한 걸음 더 앞으로 이끄는 힘인지도 모른다.


수학자 허준이 교수가 말했다.
“근거 없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 말이 요즘 들어 자꾸 마음에 남는다.
이 세계의 모든 확률이 불확실할지라도,
나는 그 불확실 속에서
작은 기적의 가능성을 믿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두 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속삭인다.
"아무 근거 없어도 괜찮아.
믿음이라는 건,
때로는 그냥 그렇게 시작되는 거니까.

너희들의 미래는 꼭 눈부시게 반짝반짝 빛날 꺼야,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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