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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전북스 Apr 18. 2023

"불안정한 실존의 문제"  
<프란츠 카프카>

- 프란츠 카프카의 삶과 철학에 대해서 -


1. 카프카의 생애 (1883 ~ 1924) : 언제나 고독했던 외톨이 작가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1883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부유한 유대인 상인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불행히도 그의 일생은 '외로움과 고독'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의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는 문학사에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중 한 명으로 손꼽힐 정도로 거만하고 위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에게 아들 프란츠 카프카는 헛소리나 해대는 몽상가에 불과했고, 언제나 아들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몰아붙였습니다. 카프카는 언제나 아버지로 인한 열등감과 수모감을 겪으며 살아왔고, 그의 뜻에 따라 법학을 전공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카프카는 가족 구성원에게 안정과 사랑을 느끼지 못한 채 불안한 상태로 살아갑니다.


한편, 유대인이라는 그의 출신은 또 다른 외로움으로 작용합니다. 그는 프라하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일생을 프라하에서 보냈고, 독일계 중고등학교롤 다니며 게르만의 문화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유대인이라는 그의 핏줄 탓에 언제나 타인에게 차별과 억압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게다가, 유대인의 민족 철학인 시오니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대 유대인들로부터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즉, 사회적인 환경 역시 차별과 고독이 가득한 환경이었습니다.


나아가, 결혼과 관련된 문제 역시 그에게는 강한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무직원 펠리체 바우어와 마주한 그는 강렬한 창작욕구를 느끼지만, 그것이 사랑이나 안정감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문학에만 집중하고 싶었던 그에게 결혼 생활은 가장 큰 삶의 굴레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약혼과 파혼 과정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죽게 되자, 자신이 한 가문을 망가뜨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그녀와의 결혼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문학이 전부였고, 문학이 아닌 것은 모두 형편없는 것이었기에,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했던 결혼 생활은 그에게 엄청난 고통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카프카는 문학에 대한 열정 외에는 모든 것이 고독과 무시로 가득했던 불행한 삶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의 작품이 불안정한 실존에 대해 다루는 이유,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된 주인공의 갈등을 다루는 이유는 이러한 그의 삶과 절대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그에게 문학은 유일한 삶의 목적이자 탈출구였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유일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카프카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소일 것입니다.



2. 카프카의 문학 : 문학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카프카가 남긴 말들을 살펴보면, 그가 문학에 대해 가진 숭고한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다른 그 무엇도 아니고 다른 그 무엇도 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이 오로지 문학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는 문학이 아닌 다른 모든 것을 천박하다고 여겼고, 스스로를 문학으로 규정하고자 했습니다.  


오로지 문학만을 추구하고자 했던 그의 철학은 그에게 삶과 문학이라는 이질적인 선택의 갈등을 야기했습니다. 카프카는 생계유지와 아버지의 뜻에 대한 의무, 온전한 사회적 역할을 얻기 위해 전업 작가가 아닌 노동 보험 공단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가 선택했던 직업은 곧 자신의 정체성을 깨뜨리는 일이었고, 그는 스스로의 삶을 '가공할 이중생활'이라고 표현하며, 삶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낀 듯 보입니다. 평생을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꿈꿔왔지만, 그의 삶이 끝날 때까지 문학에만 집중한 생활을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고독 속에서 살아왔던 그가 죽어서까지 정체성의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는 사실은 저에게 매우 가슴 아프게 다가오곤 합니다.


동시에 문학에 대한 강렬한 정체성은 카프카를 매력적인 작가로 만드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삶의 모든 행복이 거부되던 그가 선택한 유일한 길이 문학이라는 점은 그의 작품이 얼마나 처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그 한 줄 한 줄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담고자 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카프카의 삶에 대해 공부하면서, 독자로서 엄청난 희열을 경험했고, 카프카를 저의 최애 작가에 올려놓았습니다!



3. 카프카의 철학 (불안정한 실존의 문제) : "책은 우리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


카프카는 실존주의 작가의 대표 중 한 명으로서, 인간 실존의 불안정성과 인간 존재의 고독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변신>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이 겪는 문제들, 특히 그를 대하는 가족들의 적대적 태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은 순식간에 자신을 규정하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고,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동시에 가족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그를 외면하고, 결국 그의 죽음을 환영하며 막을 내립니다. 이 작품은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당대 사람들의 실존 문제를 다룸과 동시에 이익관계로 타인을 평가하는 인간관계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카프카가 활동하던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의 세상은 인간 이성에 대한 믿음이 빠르게 몰락하고 있던 시대였습니다. 인간의 이성은 1차 대전과 인간의 비인간화, 삶의 불합리함과 허무함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여겨졌고, 과거의 믿음과 달리 오히려 사회 구성원은 고독 속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삶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안한 것인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비극을 통해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부조리함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성적인 설명 없이 갑자기 전개되는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삶 역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카프카는 자신의 친구 오스카 폴라크에게 문학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

카프카가 추구하는 문학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처럼 고통스럽고 불행과 같은 것입니다. 문학은 우리에게 충만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믿어 온 세계의 가치 체계를 파괴하고, 모든 존재의 의미가 가진 부조리함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관점에서 세상은 어떠한 의미 체계도 없는 무의 상태이며, 그것이 우리가 직시해야 할 세계의 본질입니다. 그는 문학이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믿음 체계를 깨뜨리고, 은폐되어 있던 세상의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결국 그의 문학은 인간 존재와 세상이 가지고 있는 부조리함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불완전하고 무의미한 세상에 던져진 인간이 결국 그 한계를 탈출하지 못하는 상태. 세계의 법칙과 설명이 붕괴되고 자신 역시 그저 존재하는 상태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시할 때의 고통. 카프카의 문학은 우리에게 진실을 알려주고자 하며, 그가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4. 카프카와 이방인 : 참된 존재는 그곳에 '소속'되어야 한다.


카프카는 실존주의 작가의 대표 중 한 명으로서, 인간 실존의 불안정성과 인간 존재의 고독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변신>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이 겪는 문제들, 특히 그를 대하는 가족들의 적대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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