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안녕히]

by 서란

한 학년이 바뀌고, 달력의 새 페이지가 새로이 시작될 때면 매년 아이들은 나를 떠나갔다.

멀어지는 사람들을 차마 붙잡을 수 없었던 까닭은,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존재가 당연시되는 날이 오면 자연스레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처음엔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는 게 아무렇지 않았다. 나도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친구들을 찾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하나둘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나는 그 원망을 하늘에게로 돌렸다.

'왜 우리는 서로 헤어져야만 하나요?'

'내가 내 사람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오고 가는 인연 속에서 나는 과거의 사람들을 잊지 못했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기억에 남을 만큼 충분히 가치 있는 인연이었을까.
그냥 1년짜리 친구로서 적당한 사람이었을까.

과연 이 사람들과의 짧은 관계도 친구라는 단어로 치환될 수 있긴 할까.

가끔 이런 끝없는 물음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곤 한다.

그래도 이젠 지나간, 또 앞으로 지나갈 인연들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 아쉬움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나는 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최선이 그 사람의 최선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는 오늘도 그 사람을 머릿속으로, 또 마음속으로 그리며 살아간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나를 떠나가는 사람들에게 나의 작은 바람을 불어넣는다.
부디 좋은 마음으로, 안녕히 떠나가길.

그것만을 바랄 뿐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