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속 신화가 무너진 게 언제쯤이었을까. 내 불완전한 기억은 2010년대 중반을 가리킨다. SNL의 한 코너 속에서 회사에서 해고당한 유병재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이야기하는 부장에게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냐”라고 소리치며 끌려간다. 이렇게 청년들의 멘토였던 자들은 한순간에 책팔이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노오력, 헬조선, YOLO가 그 당시의 시대정신이었다. 청년층에게 널리 퍼진 일종의 절망은 이러한 단어들로 표출됐고, 이 기조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전형적인 자기계발 담론은 까야 제맛이고, 그래야지 힙하다.
그러나 아직도 자기계발서는 잘 팔린다. 취업하기 위해서, 부자 아빠가 되기 위해서,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 ‘갓생’ 살기 위해서 말이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개척지에선 주식 호황기를 틈타 유행한 자기계발 겸 재테크 영상,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을 코믹하게 풀어낸 스케치 코미디 영상이 넘쳐난다. 자기계발 담론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꽤 널리 퍼져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바라보는 사회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자기계발 담론 속 그 흔하디흔해 빠진 노력 이야기 또한 되려 청년층 사이에서 제일 인기 있는 힙합 음악의 가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지 않는가?
자기계발 담론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급자와 수요자를 아무리 비난해도 자기계발서를 읽어서라도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많고, 무엇이 되었든 간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도 많다. 한쪽에선 비난하고, 한쪽에선 소비하는 지금의 추세로는 자기계발 담론의 진보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현재의 자기계발 담론이 진보적 자기계발 담론으로 한 단계 나아가 한국 사회의 발전에 더욱 건설적으로 작용하기 위해 우리가 조금 더 제언하는 태도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하며 세 가지 제안을 글을 통해 세 가지 제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