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토론을 보고 난 후의 기록
그날 밤, 거실에 혼자 앉아 리모컨을 들었다. 2025년 대선후보 2차 TV토론. 처음엔 켜놓고 설거지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식탁에 앉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왜였을까? 그들의 말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말들 사이에 우리의 삶이 없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번갈아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경제를 살리겠다!",
"여성을 위한 정책이다!",
"청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
하지만 그 말들이 내 귓가에 맴돌며 자꾸 이 질문을 만들었다. 그게 정말 나를 위한 말인가요?
나는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육아도, 살림도, 때론 아르바이트도 병행하는 보통의 대한민국 주부다. 나처럼 이름 없는 시민의 하루는 정치로 움직이고, 공약으로 흔들린다. 그런데 정작 토론에선 그런 내 하루를 떠올리게 하는 말은 거의 없었다.
한 후보는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겠다"라고 했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직장을 떠나온 지 10년이 된 나에게, 그 공약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경력 단절 여성에게 돌아올 수 있는 제도, 다시 일하고 싶게 만드는 현실적인 조건을 말해준 후보는 몇 명이나 있었을까?
또 다른 후보는 육아휴직을 더 쉽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래, 우리 동네 마트 사장님이 육아휴직을 쓰게 해 줄까?
남편이 쓰겠다고 했을 때, 직장 눈치 안 봐도 되는 세상이 과연 오긴 올까?
토론에서는 차별금지법, 여성가족부, 군가산점제 같은 이슈도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이 오갈수록 마음은 점점 멀어졌다. 감정 없는 단어들, 진심 없는 문장들. 마치 토론을 위한 토론 같았고, 말로 점수를 따는 경기 같았다.
한 후보만이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만난 어떤 어르신은, 치매 걸린 아내를 10년째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문제를 말하는 것.
우리는 대통령을 뽑는 거지, 말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누가 우리와 눈을 맞추고 있는지, 누가 마음을 건네고 있는지, 그런 걸 느끼고 싶은 것이다.
이번 토론은 그런 점에서, 조금 슬펐다. '정치'가 너무 멀게 느껴졌고, 말과 말 사이에 놓인 국민의 삶이 너무 작게 다뤄졌기 때문이다.
선거는 가까워지고, 선택은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제는 멋진 말보다 우리 삶을 바꾸는 말, 현란한 표현보다 소박한 진심을 가진 후보를 보겠다고.
그리고 나처럼 말이 어렵고 정치가 낯선 사람들도, 이 글을 보고 ‘나도 그래’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이제는 귀 기울이고, 우리도 이제는 묻자.
“진짜 우리 얘기, 해주실 수 있나요?”
� 더 많은 이야기는 영상으로도 준비되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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