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고 처음 시작한 유튜브

팬심 하나로 여는 새로운 세상

by 베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건 그리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어느 날 퇴근 후,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한 트로트 가수의 옛날 공연 영상. 그 무대 하나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스물다섯의 내가, 열심히 따라 불렀던 노래.

그때 그 사람, 그 시절이 화면 안에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이건 나도 해보고 싶다.” 그렇게 팬튜브를 시작했다. 처음엔 서툴렀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찍고, 자막 넣는 것도 낯설었고, 영상 하나 만드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좋았다. 내 기억을 꺼내어 다시 나누는 일이 생각보다 벅찼고, 재밌었고, 어쩐지 뿌듯했다.

조심스럽게 올린 첫 영상에 댓글이 달렸다.

“저도 이 무대 좋아했어요.”

“그때 그 감정, 생각나네요.” 그 순간 알았다.

나 혼자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던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도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을.

지금 나는 매주 두세 번씩 영상을 만든다. 가끔은 좋아하는 배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끔은 팬아트를 소개하고, 어떤 날은 그저 오늘 들은 노래 한 곡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장비도 없다. 하지만 진심은 있다. 그게 전부였다.

주변에서는 말린다.

“그 나이에 유튜브는 무리 아니야?” 하지만 난 이제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이 나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들이 있다”라고.

우리는 긴 시간을 살아왔다. 무대 뒤의 이야기, 그날의 공기, 함께 울었던 드라마의 장면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는 진짜 이야기다.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어디에 꺼내놓을 수 있었을까. 누구와 나눌 수 있었을까. 팬튜브는 내 일상이 되었고,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주는 공간이 되었다. 이젠 댓글을 달아주는 친구들, 같은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과 작은 대화를 나누며, 그 시절을 다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나를 다시 살아있게 만드는 일이다. 팬이라는 단어 속에는 내 감정, 내 기억, 내 존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나는 카메라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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