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 시도가 건강한 발전을 가져온다.
3년째 이어오는 작은 인연들의 월간 모임이 지난주에 있었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던 사람들이 5주간의 교육과정을 함께하고 나서 만든 모임인데, 3년을 계속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다. 현재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미래의 진로에 대하여 기대와 조언을 함께 나눈다. 그냥 가벼운 신변 이야기, 수다의 장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얕은 관계의 작은 커뮤니티를 여럿 만들고 참여하는 것이, 깊은 관계의 한정된 모임보다 낫다고 한다. 일리가 있고 공감이 되기도 한다. 주된 직업에서 퇴직하면 가장 먼저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늦게 맺은 관계이니 가벼우면서 얕은 관계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속에서 어울려야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다.
3년을 이어오면서 작은 변화의 요구들이 감지되기도 한다. 작년에는 모임의 일부 인원이 별도로 ‘독서 모임’을 만들어 두 달에 한 번씩, 한 권의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었다. 뜻있는 한 분의 발의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쉽지 않은 자리였지만, 각 참여자의 추천 도서를 모두 순환하여 읽고 토론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독서 모임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 것에 아쉬움도 남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주최하고 진행하는 사람의 어려움을 알고, 진행할 방법을 결정한 후 장소를 정하고 협조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처음 참여하는 동기 여부와 관계없이 추천하는 책과 의견을 내고 토론에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각자의 개성에 대해서도 조금 알게 되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일상의 루틴에 더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번 모임도 전 인원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가장 모이기 좋은 날로 정했지만, 각자의 생활이 있으니 당연하다. 어떤 분은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카톡방에 남기기도 하고, 어떤 분은 그냥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불참하기도 한다. 각자의 사정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워하지만, 모인 사람끼리 즐거운 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모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변화는 필요한 것 같다. 어떤 분은 새로운 모임 방법으로, 지금은 주 중의 저녁 식사를 겸하여서 모이는데, 단순한 식사보다 무엇인가 얻어갈 수 있는 것을 넣자고 한다. 주말에 가벼운 산행을 제의한 분도 있다. 작은 변화가 생기면 활력이 생기도 모음의 지속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 제안한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되돌아보며 앞날을 생각해야 할 것이 늘었다. 결정은 모임에서 토의를 통하면 될 일이다. 미리 생각을 정리하여 그것을 관철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함께 하는 시간을 길게 가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 좋다. 그냥 가벼움에 약간의 변화를 통한 작은 새로움 하나, 변화는 발전을 위한 길이다.
올여름의 열대야 횟수는 예년보다 더 많다고 한다. 매년 여름에 더위는 당연한데 통계로 보여주니 더 덥게 느껴진다. 그냥 세월을 흘려보내지 않고 변화와 발전을 생각할 수 있는 인연을 길게 하고 싶다. 그것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는 비결의 하나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