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호기심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반가운 기사가 나왔다.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이다. 내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Snake Sense’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2013년 뱀의 해 키워드는 ‘Cobra Twist’였다) 17번째라고 하는데, 여러 면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세상을 분석하고 앞서 나가는 사람들, 그분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를 표한다.
큰아들이 꾸준히 가져와서 2010년 이후부터는 계속 읽어보고 있다. 감회는 해마다 다른데, 올해는 ‘벌써 내년을 맞을 시기가 왔는가’라는 놀라움이다. 해가 바뀌기 3개월을 앞두고 계약이 만료되어 구직자의 길에 다시 들어서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앞서서인가. 반가움에 김난도 교수의 요약 강의를 2회 들었는데, 내용의 난해함은 별로 해소되지 않는다.
강의를 들으며, 내가 사회의 주류에서 한 걸음 멀어져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항상 제시하는 10개의 키워드가 갈수록 한 번에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을 들으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그 단어만 보았을 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도 사회의 추세, 즉 트렌드를 반영한 것일 텐데 조금은 씁쓸하다.
어디에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으면서, 새로 발간된 트렌드 신간을 반가워하는 것은, 그래도 아직 지적 호기심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일상에 파묻혀 나도 모르게 지나쳐버린 일들에 대하여 되돌아보게 되고, 어쩌면 나와 상관없을 이야기로 가득할 내년을 미리 보게 된다. 관심을 가진 수많은 독자 대열에 합류하였다는 안도감도 가지고 싶다.
내가 모든 트렌드에 공감하고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을 기다리고 활용할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의 메시지를 본다. 현재의 정체된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성장을 위한 준비에 직접,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늘 아침에도 새로운 용어를 하나 보았다. 이제는 ‘욜로(You Only Live Once)’ 아니고 ‘요노(You Only Need One)’시대라고 한다.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선택된 하나가 필요한 시대. 사회적인 평가는 좀 더 후에 나올 것으로 여기는데, 내가 그 평가 대열에 주축이 되지 못해도 좋다. 그저 새로운 용어 하나를 알았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지적 호기심과 새로움 배움은 멋진 중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이다. 사회의 일원으로 지내고 싶은 의지이고, 성장을 바라는 희망이기도 하다. 멋이라고 하여 밖으로 나타나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 스스로 만족하면서, 그 자체를 즐거움으로 삼으면 된다. 배움은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다시 보고 싶다. 먼저 올해 놓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고 싶다. 내년에도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년도 계획에 반영할 것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할 트렌드를 살펴보고 싶다. 역시 나에게 맞는 것, 혹은 나를 맞추어 가고 실천할 것을 찾기 위해서다. 나는 더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