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와 균형을 생각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치과에 다녀왔다. 30년 전에 치료받았던 보철이 교체할 때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 치료해 주신 의사분에게, 긴 시간 동안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먼저 감사를 드린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주었고, 조심해서 사용하면서 관리를 잘했더라도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약해지고 내려앉은 잇몸은 새로운 치료 시기가 왔음을 알린다.
앞으로 두어 번은 더 가야 치료가 끝나는데, 치과에 가는 것이 마냥 기다려지는 일은 아니다. 치료하시는 분의 수고로움에는 늘 감사하지만, 분위기와 소음과 마취를 했을 때 어눌한 감각에는 친숙해질 수 없다. 어려운 치료 중인 다른 환자들을 보는 것도 좋은 기분이 아니다. 언제 내가 저런 위치에 있게 될지 우려하는 마음 때문이다.
자동차 정기 검사 통지받고 먼저 정비공장을 찾았다. 겨울을 앞두고 윤활유 교환도 할 겸 미리 점검해서 검사장에서 안심하고 싶어서였다. 요즘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여 운행 거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의 염화칼슘 등의 영향으로 하부가 많이 삭아 있었다. 검사와 안전을 위해서 낡은 부품은 교체하였다.
퇴직을 준비하면서 수강 신청을 여러 곳 하였다. 퇴직 전에 받았던 직무교육의 연장으로 프레젠테이션 교육을 수강하였고, 책 쓰기, 웰다잉, 에세이 쓰기, 동영상 편집 교육 등을 수강하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교육이 있고, 어떤 날은 야간수업을 포함하여 8시간이 되기도 한다. 모두 스스로 선택한 교육이다.
장소와 시간이 여러 곳이어서 나름대로 일정표를 만들어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바로 적용하거나 실행할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 근무하면서 할 수 없었던 교육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모르던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좋다.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좋고, 나를 채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퇴직하고 정기적으로 출근할 곳이 없어져서 시간은 여유로운데 일상이 한가하지는 않다. 미루어 두었던 치료와 자동차 정비는 예견했던 일이다. 자잘한 일들이 계속 생기기도 한다. 고용센터에 실업수당을 신청해야 하고, 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할 사항도 있다. 노후 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
아내와 함께하는 집안일도 많아졌다. 주기적으로 대청소하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고, 시장에서 장보기도 한다. 살림 전문가인 아내의 눈에는 늘 서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적응하고 있다. 함께 이야기할 소재를 늘려나가는 재미도 있다. 그래도 바깥 활동을 우선해서 배려해 주고 권장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독서 시간, 잠자는 시간은 지켜나가려고 한다. 그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다시 일하는 자리고 돌아가기 위하여 외부 정보를 찾고 준비하면서, 집안일의 비중을 높여야겠다. 원하지 않는 여유가 생겼지만, 내일을 준비하면서 삶의 조화와 균형을 찾아가는 지혜를 길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