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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Mar 31. 2024

연장계약과 기회비용

일할 수 있는 시간과 새로운 도전이 미루어지는 시간

오늘이 휴일이지만 작년에 체결한 1년 근로계약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 금요일에 사실상의 계약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연장계약이 되어 내일도 근무는 계속된다. 계약은 서면상의 절차이고, 실제로 일하는데 외양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같이 일하는 분들의 노고 덕분에 계약연장은 한 달여 전에 결정되었고, 지난주 금요일에 실제로 계약서 서명도 끝났다. 디지털 세상에 걸맞게 서명도 휴대폰을 이용하여 전자서명으로 대면 없이 혼자 하였다. 계약심사를 위해서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쳤는데, 막상 계약 자체는 너무 쉽고 간단하게 마무리되었다.

     

내일은 어쨌든 새로운 계약기간의 첫 출근일이다. 어떤 기분일까? 6개월이라는 긴 기간은 아니지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에 대하여 다 같이 자축이라도 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과 출발을 못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해야 할까?

     

우선은 일할 기회가 연장되고, 아침에 규칙적으로 갈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해야 할 일이다. 실업수당을 받으며 일자리를 찾고, 면접에 임하면서 얼마나 취업하고 싶었던 자리였던가. 당연히 기뻐해야 하고, 같은 일의 연장이지만 또 새로운 기분으로 일할 시간이다. 

    

그런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아니 기뻐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늦어진 것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이에서 능력과 역량은 이미 오래전부터 재취업의 보증 수단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찍 시도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길인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6개월의 새로운 시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에 마냥 감사하면서 준비 없이 보낸다면 차라리 연장되지 않은 것보다 못할 것이다. 따라서 그나마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는 기간에 걸맞은 정확한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추가 연장의 가능성은 없으므로 어차피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한다.     

여러 번의 짧은 취업과 실업자 생활을 반복하면서 느끼는 것은, 준비해야만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일했던 경력에 기대어 누가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면 오던 기회도 돌아가거나 비껴가도록 만들 것이다. 대신 기회는 찾는 자에게는 반드시 온다. 

    

생활의 변화는 내가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일한 만큼 익숙해진 주변에 안주하고, 새로운 준비를 늦춘다면 새로운 일자리와는 영영 멀어질 수 있다. 겉으로 떠들썩하게 표시하지는 않더라도 암중으로 꾸준히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그 일에 맞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중년의 공부에 대한 목표는 이전보다 더 확실하고 명확해야 한다. 재시도할 여건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내일부터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치밀하게 모색하고 행동으로 준비하자.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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