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끝에는 우주가 있다

by 방울리아

그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종이에 침묵을 적었고

빈 캔버스에 시간을 눕혔다.


잉크가 번지면 어느새 한 세계가 피어나고

멜로디가 흘러 보지못한 마음이 들려온다.


그는 무엇을 바랐을까

오직 누군가가

그 세계 앞에 머물러 즐겨주길


그러나 누군가는

신발도 벗지 않고, 이름도 묻지 않고

그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창작은 흙에서 빛을 빚는 일

저작권은 그 빛을 깍아 만든 등불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책 한권, 선 하나, 리듬 한 줄

그 모든 것에 얼마나 많은 밤이 깃들어 있는지


그러니 제발 훔치지 말자.

흉내내지 말자, 무심히 지우지 말자.


창작은 신을 닮은 일

그 손끝에는 우주 하나가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