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고마움으로
우대용 교통카드를 받은 지도 좀 되었지만, 오늘 처음으로 퇴근길에 사용해 봤다.
의도적으로 러시아워가 한창일 시간은 피했다.
붐비지 않은 전철 안이라 마음이 조금 가벼웠다.
사실 나는 ‘우대’라는 이름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생긴 뒤로,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젊은이들이 출퇴근하느라 가장 분주한 시간대에는 가급적 전철을 타지 말자고. 정말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그 시간만큼은 비켜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가끔 퇴근길에 술기운에 취해 큰소리로 떠들며 경로석을 옮겨 다니는 노인들을 보았다. 그 모습이 괜히 마음에 걸렸다.
우대를 받는다는 건 누군가의 배려 속에서 주어진 자리인데, 그 순간의 행동 하나가 그 배려의 의미를 흐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혜택은 고마움으로, 배려는 습관으로’라는 말을 스스로 되새기곤 한다.
배려가 강요되지 않고 자연스레 몸에 밴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오늘도 작은 다짐 하나를 지키며, 고요한 전철 속 불빛을 바라본다.
창밖으로 스치는 불빛이 이상하게도 더 따뜻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