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다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장롱 속 깊숙이 잠들어 있던 인민폐를 꺼내면서, 드디어 빛을 보겠구나 싶었다.
빳빳한 지폐를 챙기며, 마치 오래된 약속을 이행하듯 마음이 조금은 뿌듯했다.
그런데 도착과 동시에 알게 되었다.
택시도, 편의점도, 식당도 모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손에 쥔 현금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다.
세상은 이미 다른 쪽으로 달려가 있었고, 나는 그 속도를 놓친 채 7년 전의 지폐를 들고 서 있다.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알리페이에 익숙해지자 생활은 놀라울 만큼 편리해졌다.
지갑 없이도 하루가 매끄럽게 이어졌다. 도시의 공기는 예전보다 맑았고, 거리는 정돈되어 있었다. 오히려 7년의 세월이 선물해 준 변화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이 자꾸만 묘하게 쓰렸다.
내 지갑 속 인민폐처럼, 내 안에도 어쩌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하고 묵혀 둔 어떤 부분이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나는 혹시 여전히 어제의 방식에 기대어 서 있지는 않을까.
멈춰 있는 돈이 불편함을 주듯, 멈춰 있는 마음 또한 내 삶의 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 출장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세상은 변하고 나는 다시 배우면 된다는 사실이다.
현금은 쓰지 못했지만, 나는 변화를 따라 움직이는 법을 다시 배웠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값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