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2024 (feat. 브로콜리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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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둘러싼 모든 것을 끌어안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전전긍긍했던 날들도 있었는데, 요샌 끝맺음이 지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어제의 행복에만 머무르지 말아야지!
내일을 더 기대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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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는 한창 마음이 편치 않았었다. 행복하기만 해도 부족할 순간을 보내면서도 100% 즐기지를 못했고 그게 꽤나 오래갔다. 내가 아닌 외부에 주도권을 주었던 게 내 텅 빈 마음의 원흉 같았다.
원하는 것은 명확하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허송세월을 보낼 순 없고. 그래서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다 목표로 삼게 됐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는데, 내가 날 좀 먹는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다른 누가 아닌 내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으니까.
이건 아니다 싶었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 알아내는 게 우선이었다. 어느 순간 내게서 없어졌던 주도권을 도로 가져오고자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여름이 다 지나기 전에 어떻게든 별로였던 곳에서 스스로를 구해 내는 날 보면서 나를 향한 믿음이 커졌다. 아무리 좌절스러운 상황에 닥쳐도,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좌절에 빠지게 가만히 두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어쩌다가, 왜 그런 이상한 상태에 놓였던 것일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다가 이런 결론에 다다랐다. 날 너무 즐겁게 했던 것들을 능가하는 행복이 없을 것 같단 생각에, 한 발자국을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는. 그렇다고 안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래서 이 노래들을 들으며 모든 것을 꾹꾹 쥐고 있던 손아귀의 힘을 풀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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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지금 모습이 초등학교 4학년 종업식 날과 다를 게 없다. 정든 반을 여러 번 떠나보내봤음에도, 그래도 여전히 담임 선생님이 날 마지막으로 꼭 안아주는 것에 눈물이 났다. 이토록 좋은 선생님은 또 만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찼다.
학년이 올라 새로운 반이 되었고, 그땐 또 다른 의미로 5학년 반의 선생님이 좋았다. 마치 헤어짐에 아쉬움을 느낀 적 없던 애처럼 또 새로 정을 붙였다. 4학년 선생님께 종종 찾아가기도 했다. 꼭 한 명만 좋아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두 선생님을 좋아하면서 두 배로 즐거웠다. 서로 다른 선생님들의 애정에 심심할 틈이 없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 거다. 마무리를 짓는다고 소중했던 것을 영영 내 인생에서 없애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행복만을 붙들고 사는 미련은 접어두고, 앞으로 날 행복하게 해 줄 새로운 것들을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는 거다.
그러니까 웰컴 새로운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