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나누기-
요즘 많은 지자체에서 '한 도시 한 책 읽기'를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단 책을 자주 읽지 않는 많은 이들에게도 책을 권하는 유익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 책 한권으로 토론을 한다니 한 도시의 구성원들의 의사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한 책을 읽는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하게 대답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것이다.
우선 '모든 사람이 함께 읽어야말 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과연 있는가?'하는 문제부터 생각해볼 수 있겠다. 물론 읽은 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토론과정에서 그 의견을 개진하고 다른 이들과 의견을 나눌수는 있다. 아마도 이 프로젝트는 그러한 점도 반영해서 기획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근본적으로 어떤 이에게 어떤 책은 전혀 취향이 아닐수도 있고, 또는 너무 뻔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실제로 요즘 '한 도시 한 책읽기'의 후보로 거론되는 책 중에 어떤 책은 많은 이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너무 뻔한 이야기를 다룬 것이 있다. 조금 더 다양하고 깊은 논의가 필요한 책이었다. 두번째로 이 과정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기도 하다. 이 운동에 긍정적일 것 같은 대부분은 아마도 한권이라도 읽는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진, 성실하지만 평소에 독서를 못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그래서 선정된 책에 대해서 호의적일 가능성이 많다. 그들은 책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점 제시보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 도시의 시민들이 이와같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다. 어쩌면 끔찍한 일일수도 있다. 다양한 생각을 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서 서로의 다채로운 의견을 펼치고 조정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고 도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로는 특장 출판사나 특정작가에게 주는 경제적 기회때문이다. 오래전에 mbc에서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을 했었고, 그때도 이와같은 단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되었었다. 우리가 책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는 과정은 우선 출판사의 마케팅에 의한 여러 매체에서의 홍보에서부터이다. 나 역시도 대부분의 책들을 서점의 매대나 북튜버의 소개, 언론의 홍보, 자주가는 블로거의 서평등을 통해 접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심하게 겹치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전에 읽었던 정말 좋았던 에세이는 도서관 서가에서 우여히 고른 것이다. 그 책과 저자나 출판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는데 우연히 대출해서 읽은 책이었고 나는 그 책을 읽은 후 구입해서 소장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내게는 아주 드믄 경우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에는 물론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많은 이들이 한가지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당연히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장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소개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에서 1998년에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공통의식과 교양함양에 도움이 된다라는 이야기이다. 사실 꽤 오래전의 미국의 프로그램을 2021년의 한국의 한 도시에 그대로 적용해도 될까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리고 이후에 그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어떻게 변화 발전하였는지도 궁금하다. 같은 프로그램에 책만 달리해서 진행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한국의 독서현실을 파악해서 한국형 모델에 맞고 그 도시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