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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May 27. 2023

Nirvana

1.  Nirvana


친구의 결혼식이 있는 한 주였고, 그 주에는 가까운 이의 생일도 있었다. 이를 악물고 고독과 친해진 한 해 동안 나는 해가 뜨고도 잠들 수 있는 법을 배웠다.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해보려고 영혼도 없이 육체만 밖으로 떠돌던 날들도, 아무런 성과도 없는 그 행위를 성찰하려 육체를 집에 가두고 저 멀리 우주에서 자아를 표류한 한 해 동안에도, 여전히 소득 없이 모든 것들은 바래져 가고 있었다.

바래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결혼식에 함께 간 예전에 좋아했던 아이의 미모 정도일까.

그 주에는 다른 소식도 있었다. 지인의 자살이었다. 서른 중반에 접어든 지 벌써 어느새, 여름냄새를 풍기는 5월도 마지막을 지나고 있었고 친구의 결혼식이, 가까운 이의 생일이 있었고, 내가 아는 이 중에 스스로 무(無)의 세계로 떠난 이는 이제 다섯 명이 되었다.

떠난 이의 어머니는 잠긴 방문에 대고 일하러 간다 말하고 나갔다가 걸음을 돌려 다시 집에 돌아온 고작 한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신고했다.

지인의 소식을 들었던 순간에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자살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하버드 대학 셸리 케이건 교수의 문장이었고, 두 번째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무 이유도 없이 태어나서 연약함 속에 존재를 이어가다가 우연하게 죽는다’는 작가 사르트르의 문장이었다.

나에 대해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뭔가를 찾고 있다.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무엇이겠는데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조각들이 모여가면서 점점 더 확실해지는 것은, 원한다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는 그 경지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2.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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