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아” ‘한번’
“oo아” ‘두 번’
“oo아” ’세 번‘
...
열 번 불렀을 때 두 번 뒤돌아 봤으니까.. 아니다... 반정도 뒤돌다가 말았으니까 10개 중 1.5개.
점수로 따지면 15점.
사실상 15점이나 20점이나 도긴개긴인데...
학창 시절 95점도 성에 차지 않아 씩씩대던 나는 100점 만을 외치며 악에 바쳐 공부한 결과 의대를 진학하였고, 2018년도가 되던 해에 의사가 되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3년 차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두 딸의 엄마이다.
목표를 설정하면 기어코 해내고야 말았던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목표 근처는커녕 목표를 세웠다 지웠다 세웠다 지웠다 하는 우유부단 그 자체가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지킬 수 있을 법한, 그런 쉬운 목표를 세우고 나서 해내면 스스로 대단한 것처럼 치켜세우는 그런 쫄보가 되었다.
돌잔치를 앞두고 아기가 11개월이 다 돼 갈 무렵 스냅사진을 찍는데 사진작가님께서 “oo아”라고 목놓아 외치는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선 그때 나는 처음 인지를 했던 것 같다. 우리 아이가 호명반응이 약하네? 그 이후에 돌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했으나 아주 미미하게 좋아졌지 드라마틱한 발전은 15개월에 접어든 지금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SNS에 호명반응이라 검색을 해본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졌으니 걱정 말라는 댓글을 성경 말씀처럼 움켜 부여잡고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 세계의 애엄마와 동질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러다가 ‘호명반응이 없다면 이것을 의심해봐야 합니다’라는 무시무시한 썸네일을 보고 무심코 누른 쇼츠 영상에 자폐 스펙트럼, 소위 자스의 특징들을 조리 있게 설명하며 나열하는 의사, 소아 발달 전문가들이 어쩜 그렇게 얄미워 보일 수가 없다.
우리 아이는 눈 맞춤이 잘되고
나의 표정을 잘 살핀다.
내가 웃으면 따라 웃고
내가 울면 표정이 굳는다.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내 등을 툭툭 치기도 하고
손잡고 걸을 때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려 나와 눈을 맞추며
내 얼굴을 꼭 한번 쳐다본다.
그리고 활짝 웃을 때 천사가 따로 없다.
설마 우리 아이가?
에이 아닐 거야
혹시 우리 아이가?
만약 그렇다면 어떡하지?
에이 아닐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을
혼자 노심초사하며
우리 아이의 이름을 불러본다
‘oo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