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Things Like These
22 페이지에
"모든 걸 다 읽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문구에서
그리고
단 한번의 사소한 실수가 현재의 안락한 삶을 몰락으로 내몰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인공 펄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안락과 몰락을 가르는 것은 더없이 연약한 경계임에도
주인공 펄로는 고뇌한다.
책은 아주 짧고 (역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가장 짧은 작품)
짧은 시간에 다 읽었는데
제목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에 대한
의미는 도대체 모르겠어 다시 읽어보게 된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딱히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22페이지에서 책 제목의 사소함은 단어 사소함의 의미가 아닌 주인공의
안락과 몰락을 가르는 위태로운 갈림길에 느낀 불안과 전율이었음을.
책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가장 짧은 작품이고
시점은 1985년,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혹독한 겨울 실업과 빈곤에 허덕이는
아일랜드의 작은 소도시인 노로에서의 고작 일주일 남짓의 이야기를
주인공인 펄로의 시점으로 담고 있다.
첫 맨 첫머리에
아일랜드의 모자 보호소와 막델라나 세탁소에서 고통받았던
여자들과 아이들이게 이 이야기를 바칩니다의 문구에서
보호소와 세탁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뻔한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이 이야기는 철저하게
주인공 펄로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의 모습 그리고
그 동네에서 수녀원의 권력과 부조리에 대한
침묵을 지키면서 주인공은 작은 안락함이라도 지켜야 하는 부조리한
현실세계에 대해 끊임없는 고뇌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단순히 어떠한 사건 자체에 대한 고발이 아니다.
부조리함을 보고 주인공이 삶에서 느낀 비참함,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의 고민과 삶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의 결정은 사소한 것을 포기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삶의 본질에 대한 각성을 통해 안락보다는 몰락의 길을
선택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 결정에 대한 의미와 앞으로 그 결정 따른 주인공 펄로의 삶은 스스로 생각해 보라는 것 같다.
1946년에 태어난 주인공 그리고 현재 1985년에 대한 시대상이 우리나라와 별로 틀린게 없어 보였다.
그 시절 어렵던 시절, 주인공 펄로의 가장으로서 무게, 현실세계에 충실한 와이프 아이린
그리고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중학교를 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주인공 펄로는 다른 여유가 없어 보인다.
29 페이지에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의 고민에서
그 시대의 아버지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난로 앞에서 맥주를 마시고 신문을 읽고
어느 정도라도 편한 시간이 갖고 싶었던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56페이지에
사람들이 살아가려면 모른척 해야 하는 일도 있는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
직장에서도 일상의 삶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살기 위해 모르는 척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