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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당주민 Aug 21. 2024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노예인가? 타인의 만족을 위한 희생에 관하여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약간 미간을 찡그리게 하는 질문 

그리고 알베르 카뮈가 책 커버에 멋있게 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책을 구매할 충분한 동기가 된다.


철학은 삶이 이정표이자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등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의 물음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 책에 담긴 54명의 위인의 깊은 철학이 나의 삶의 이정표이자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등대 역할을 할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책을 다 읽고 그런 도움을 받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뻔한 이야기들을 몇 명의 역사에 큰 획을 남긴 위인들과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잘 엮은 것 외에

이 책을 통해 나의 내면을 강화하고 관성대로 사는 종속된 삶을 떨쳐내는 동기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책 제목이 주는 기대감을 책 내용은 충실하지 못하고 충족하지도 않는다.

책을 팔기 위한 제목 뽑기는 성공한 것 같고 책 커버 역시 충분한 눈길을 끌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아니다.

제목과 커버의 기대감 대비 내용이 아쉬울 뿐.


다 아는 이야기이고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어렵다.

회사, 조직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인 나같은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 (출퇴근 시간까지 포함하여 뭐 거의 9~10시간)을

사람들과 함께 작은 공간에 갇혀 있는 상황 그리고

윗 사람들 아래 사람들 딱 중간에서 오른쪽 눈은 윗사람에게 왼쪽 눈은 아래사람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사는데 자신의 내면을 강화하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이 될까 싶다.

저자는 이 상황을 깨고 나와 멀리 떨어져 보니 더 많은 것 더 넓게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지금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나도 퇴사하고 저자와 같은 상황이면

이런 이야기를 저자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떻게 살아가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이 책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해 본 시간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위로도 받았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성찰,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마지막으로 

앞으로 내게 필요로 할 것을.



(필요한거)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챕터를 읽으며 이기주의에 대해 성찰해 본다.

다른 사람들 위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간이 찡그려 진 것은

내가 그런 사람일 것 같다는 강한 느낌 때문이었을 것 같다.

상대가 실망할까 봐, 나의 마음을 들키면 오해받을까 봐 두려워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이 아니라 나의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솔직함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였을 텐데 

난 그런 용기가 없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겁쟁이 사자 같은 캐릭터는 아니었을까?

프로이트는 이기주의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고 한다.

"진짜 이기주의자란 자신도 이기주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난 내가 이타주의적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 말이 공감이 되었는지 어떤 의미로 이런 말을 남긴 것인가 오랜 시간 고민해본다.

내가 이타주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뜻대로 내 생각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짜증을 내고

나의 이타주의적 행동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내가 이타적이기 때문에 내가 옳다는 일관된 생각,

이것이 이타주의의 탈을 쓴 이기주의자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고민에 빠져든다.

진정으로 타인을 위하는 것이 아닌 내 뜻대로 조정하기 위한 이타주의적 행동인지를 

나 스스로 돌아볼 필요성을 느낀다. (아직 모르겠는게 문제이기는 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는

사는 것과 존재하는 것에 대한 구분을 지어야겠다.

사는 것은 남을 위해 그래도 좀 더 스마트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공감하며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인생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다.

가능할까?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보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 바람같이 사는 것)

바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스스로 불어 나뭇잎을 가르며 지나가고, 자유롭게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바람.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고 받는 미미한 영향력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없는 내면이 단단하고 주체적인 사람이고 싶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도 너무 늦은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깨닫는다.

10년 전만 이 정도의 삶의 모순에 대해 나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았더라면 더 잘 살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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