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좀 더 잘할 걸

호스피스에게 둘은 마지막 세 마디가 내 삶을 멈춰 세웠다.

by 김성자예쁜

어제 아들과 스키를 타고 오는 길에 공동묘지가 보였다.

무심히 스쳐 지나왔는데. 오늘 아침 책 속에서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말이 땅 속에 묻히기 전에 다시 한번 이별하는 공동묘지 입구에 적혀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죽음 앞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 말을 건네며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공간이 공동묘지라는 말과 함께.


나는 그 말을 떠올리며 생각해 본다.

저기 누워 있는 이들의 자리가 언젠가 나의 자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치 나는 예외인 것처럼 살아오지 않았는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을 진정으로 ‘나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나만은 오래, 아주 오래 살 것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공동묘지에 서면

죽은 이들의 침묵이 내게 말을 건다.


“언젠가는 누구나 간다.

그러니 오늘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그 소중한 침묵의 가르침은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라는 당부처럼 느껴진다.

매일의 삶에 충실할 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다.

오늘을 제대로 사는 것이야말로

죽음을 가장 이상적으로 준비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죽음을 전제로 하지 않는 삶은

어쩌면 겉만 번지르르한 가짜 보석과도 같다.


어느 호스피스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사람이 죽어가며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은 세 가지라고 한다.


“그때 좀 참을걸.”

“그때 좀 더 베풀걸.”

“그때 좀 더 재미있게 살 걸.”


임종의 순간에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걸.”

“돈을 더 벌어둘걸.”

하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는

결국 사랑하는 가족조차 대신 서 줄 수 없는 타인이 된다.

오롯이 나 혼자 서야 하는 자리.


그 자리에 섰을 때

나는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가족과 더 많이 여행하지 못한 것.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하지 못한 것.

좀 더 베풀지 못한 것.

좀 더 지혜로워지지 못한 것.

마음껏 웃고 즐기며 살지 못한 것.


아마도 나 역시

“그때 좀 더 잘할걸.”

“그때 좀 더 사랑할걸.”

“그때 좀 더 재미있게 살 걸.”

하며 웃픈 후회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생각해 본다.

조금이라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를.


미리 써 보는 유서처럼,

늘 마음속에 품고 사는 다짐처럼

이렇게 살아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해 본다.


가족에게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자.

함께할 시간을 미루지 말자.

여행을 핑계 삼아 더 많이 웃자.

작은 것이라도 나누자.

화가 날 때 한 번 더 참아 보자.

오늘 하고 싶은 일 하나는 꼭 하자.

ㆍ사람을 남기고 살자.


오늘 아침,

죽음 앞에서 후회한다는 그 말을 떠올릴 수 있음이 감사하다.

생각해 보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 생각을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아직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내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천하자.

말로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부터.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후회 대신 감사가 남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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