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라고는 하지만
회사에 올리는 것만 휴가지
휴무나 다름없는 이틀
어디 마땅히 갈 곳을
정해 놓은 것도 아니다
남편과 휴무를 맞춰 쉬는 날
아이들 모두 학교에 갔지
나는 노트북으로 잡다한 작업
남편은 보험금 정리로 작업
비 올 확률 95%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쏟아진다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빗방울이 비집고 들어온다
'어허! 이러면 곤란하지'
냉큼 약 올리며 닫힌 문
하늘에서 한없이 쏟아지는 빗방울들
비 올 때 출근 안 하는 게 휴가지 뭐
거실에서의 평화로운 분위기
당근으로 돈이나 벌어볼까?
주섬주섬 내어놓은 물건들을
하나씩 사진 찍어 올려본다
"당근이 왔어요"~
상당히 반가운 메시지다
이렇게 팔다 보면
내 집에 필요 없는 물건들이
너무나 아주 많다
없어도 다 사는걸
왜 이걸 쥐고 있었다니..
하나씩 새 주인에게 팔려 나가는
물건들에 집이 가벼워진다
큰애가 엉덩이 넙적 다리가
아프다 하여 정형외과에 다녀올 참이고
오늘 저녁은 냉장고 파먹기로
냉장고도 비워야겠다
이렇게 살면 돈은 적게 벌어도 되겠다 싶은데
사람일은 모르는 법
아직까지는 당분간 열심히 출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