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한 달에 한번 들어오는 교육장이었지만
이렇게 다른 일로 발길이 닿은 적은
이 몇 년 만이던가
회사 로고의 미소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네 맘이 내 맘이니?’
매달 한 번씩 들어오던 질질 끌려거든 발은
아주 또박이 딱딱 끊어지며 가벼웠다
교육장에서 기다리라던 팀장을 기다리며
아무도 없는 넓은 교육장 한가운데 앉아본다
이젠 이 지긋지긋한 곳도 마지막이구나
더 이상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일도
굽신거리며 낮은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생각과 기분이 오가고 있을 때
팀장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한 손에는 서류 뭉치를 든 채...
내 옆자리에 앉아 옅은 애쓴 미소를 띤다
“어떻게 한번 더 생각해 보지 않을래?”
아주 평안하고 안정된 자세와 흐트러짐 없는
눈동자와 입꼬리 곧은 허리와 깍지 낀 손으로
“에이 뭘 또 생각하고 자시고예요~”
“제가 앞으로 나갈 작품 활동이 바빠져서
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
“그동안도 굉장히 버거웠는데 이번에 새로
계약한 게 있어서 틈이 안 날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