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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브엄마 Oct 24. 2024

결핍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한 후

계속 창문으로 대운동장을 바라본다

야외 천막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에어바운스까지 날씨 좋은 날 축제는 

날짜를 기가 막히게 잡았다


'9시부터 시작한다니 얼른 서둘러 가야겠다'

대충 준비를 한 후

빠른 걸음으로 길을 따라 대운동장을 향한다

5분 전 축제의 모습은

저학년 아이들의 예행연습으로 바빴다

'왜 심장이 이렇게 뛰지?'


그저 아이들 어떻게 하나 보러 가는 건데

넓은 대운동장엔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야


음악이 흘러나왔고

아이들이 어떤 자리에서 가장 잘 보이려나

이리저리 탐색하던 중


동요의 전주 부분이 나오자

왜 눈물이 나지?...

그 자리에서 아이들의 동요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내가 어릴 적 합창부였지'

그랬었지...

울컥 올라오는 울먹거림은

소리 없이 목구멍에 걸려 도로 삼키기를 몇 번

그 후론 막을 수 없는

흐느낌이었다


'나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날씨 좋은 가을 축제날 

나이 40이 넘어 뭐지??'


행복한 가정에서 잘 살고 있는데'

내 어릴 적 결핍이 아직 남아있구나....

'나 어릴 적 많이 외로웠구나'


갑자기 예고도 없이 들어닥친

동요와 나의 저 먼 곳에서의 뭔지 모를 뭔가가

만나버렸다

'미안하다'

내 어린 날아


그토록 나 자신을 갉아먹었던 건 

나였다

나를 특별히 미워하는 친구도 없었고

좋아하는 친구도 없었다

난 그저 존재가 없었다 

내 의견이 란 건 없었고 

남의 의견을 맞춰주고 거스르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렇다

난 자존감이란 뭔지도 모르고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허허벌판 대운동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는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

내 감정이 이렇게나마 표현해 준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가 우선이다

당당하게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는

다시 축제 분위기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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