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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브엄마 Mar 31. 2023

양면 색종이

요즘 김미경 님의 마흔 수업이 인기여서

남편에게 사달라 했다

“읽어 보지도 않고?”

“어 나 이 책만큼은 새책으로 읽고 싶어!”


독서를 꾸준히 하려고 남편 거 내 거

도서카드 2장을 각각 만들어서

바쁘거나 게을러서 읽지 못해

늦게 반납을 하면 당분간 대여를 하지 못할 때

그때 남편의 도서카드로 돌려 막기를 한다


남편의 돌아온 대답은

“근데”

“읽어 보지도 않고...”

내 평생 처음으로 책을 산다는데 아니

모든 걸 통틀어 별로 사고 싶은 게 없는

물욕 없는 사람인 걸 알 텐데

돌아오는 대답이 겨우 이거?...

화가 나고 서운하고 복잡한 감정이다


남편은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며 주문 후

몇 장 읽지도 않고 새책 그대로 나에게로

넘긴 적이 있다

물론 부동산 도서는 나와 맞지 않아 어디 구석에

얌전히 있다

화가 나서 예전말을 뱉어 버린 후

서로 싸움이 되고 말았다


본인이 예전 일이 있었기에 남편은 좀 더

신중히 하려고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건 잘 안다

그렇지만 내 입장에서는 다른 것도 아니고 책이 읽고 싶고 소장까지 하고 싶어서 말을 꺼냈는데

‘그래 네가 그러고 싶으면 그래 사줄게’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거다

묻지도 더 이상 따지지도 안고 그 한마디


어릴 때 아빠에게 문제집이건 학용품을 사려고

돈을 달라하면

“전에 샀잖아 또사!? “

4남매에다 벌이도 변변찮은 아빠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돈 얘기를 해야 할 때면 버들버들 떨어가며

아빠 앞에 나서야 했다

남편과 아빠의 닮은 구석이다


워낙 꼼꼼한 성격의 남편은 언제나 비교하고

따져가며 소비를 해서 하는 소린데

이번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길 바란 내가

양면의 색종이를 잘라내려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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